[전문가 기고] '스마트 환경영향평가'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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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대 한국환경영향평가협회장

대한상공회의소가 '21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주목해야 할 15개 입법과제'에 혁파해야 할 킬러규제로 환경영향평가제도를 선정하고, '사업특성을 고려한 환경영향평가 차등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환경부도 환경영향평가 내실화란 명분으로 협의 면제가 가능한 간이평가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는 사업의 오염원 특성과 해당지역의 입지환경특성을 모두 반영해야 하며 △자연생태환경 △토지환경 △물환경 △대기환경 △생활환경 △사회경제환경 등 6개 분야 21개 항목을 다루고 있어 '협의 면제의 간이평가 대상'을 변별하기가 쉽지 않다.

친환경성 강화, 지속가능한개발 평가 목적이나 역할이 규제는 아니다. 제도 운영 과정에서 일부 규제가 있을 수 있지만, 발견된 규제에 대해서는 꾸준하게 제도를 개선·보완해 완전성을 추구해야 한다.

특히 나라의 경제적 상황이나 정부의 개발정책에 의해 제도 간소화는 충분히 선택할 수 있으나 대상 계획과 사업을 축소해 규제를 개선한다는 것은 목적을 포기하는 것이다. 규제개선과는 동떨어진 것이다.

환경영향평가 협의제도는 교통영향평가, 재해해영향평가, 경관계획수립, 에너지계획수립, 문화재지표조사 등과 함께 사업의 허가를 지원한다. 그러나 △준비서 심의 △환경영향평가서(초안) 작성 △주민의견수렴 △환경영향평가서(본안) 작성 △협의 등 5단계 절차적 특성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제도에 대한 인식차가 매우 크다.

사업자 입장에서 환경영향평가 제도 중 무엇이 규제로 받아들여질 지는, 사업자 시각으로 봐야 한다.

우선, 제도를 구성하는 법·규정 자체에 불완전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환경영향평가법이 2009년 1월 전부 개정·시행되고, 2012년 7월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제도화·개정됐다. 이 과정에서 각각의 목적·역할을 고려한 절차, 수행방법에 대한 선명성, 차별성이 부족해 발생하는 제도적 혼란이 있다.

제도 운영 과정에서도 규제가 나타난다. 환경부는 전문성 강화 명목으로 검토기관을 1개에서 5개로 확대했으나, 기관마다 전문성을 강조하면 의견이 증가하고 상충될 수 있다.

선택과 집중을 골자로 사업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한 평가항목 범위획정위원회는 심의회구성, 운영 등 문제로 환경영향평가 수행기간을 오히려 증가시킨다는 지적이 있다.

또, 환경단체 중심으로 생물종·서식지보전에 대해 집중적 문제제기를 하고 있으며, 허가 지원제도임에도 반대 사업에 대해 허가를 결정지으려고 하는 움직임이 사업자에 커다란 규제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환경영향평가제도 완전성을 추구하기 위해 많은 이해관계자가 있음에도 환경영향평가서 작성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사업자에게 큰 부담이 된다.

사업자가 느끼는 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마트 환경영향평가'로 대전환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평가종류별 선택·집중 간소화와 전문화 △절차·내용 중복 회피 △허가 지원제도 역할 집중 △사업자의 저감대책 유연성 확보 △협의기관·검토기관 역할 분리 및 검토기관 책임성 강화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과 접목한 조사방법 개선 △1인 다역시스템 기술자역량 강화 및 책임구조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

스마트 환경영향평가로 대전환하기 위해서는 △평가항목별 심의 종료제 △책임검토기관 지정제 △평가 종류별 스코핑제도 운영 주체 재정립 △사후이행평가제(감리) △자연환경조사업 신설 △사업자 인센티브 제도 등 다양한 제도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

평가제도 변경과 장기계획 수립을 위한 평가발전계획 법제화도 시급하다. 장기적으로 민관이 공동 투자하는 지속가능평가사업단을 발족하고, 평가제도 운영 전문기관인 평가원을 신설할 필요도 있다.

박민대 한국환경영향평가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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