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부정행위로 적발된 후 감독관인 교사에게 항의해 논란이 됐던 학부모가 입장을 밝혔다. 해당 학부모는 수능 감독관을 했던 교사에게는 사과했으나 자신의 자녀가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형 경찰공무원학원 스타강사로 알려진 학부모 A씨는 27일 자신의 온라인 카페에 입장을 올려 “해당 선생님께 죄송하다”며 “합의가 되면 좋고 아니더라도 공탁을 통해 조금이라도 잘못을 뉘우치고 싶다”고 사과를 전했다.
A씨의 자녀는 지난 16일 실시된 수능에서 시험 종료벨이 울린 후 마킹을 하려다 감독관에게 부정행위로 적발됐다.
A씨는 수능 다음날인 17일과 21일 감독관이 재직 중인 학교에 찾아갔으며, A씨의 아내는 학교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교사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A씨는 “교직에서 물러나게 하겠다”, “우리 아이의 인생을 망가뜨렸으니 네 인생도 망가뜨려주겠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능 감독관의 근무지는 알려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A씨가 불법으로 감독관의 근무지를 알아낸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다만 A씨는 이에 대해 “감독관의 이름을 자녀가 보고 기억했고, 근처 중고등학교 사이트에서 선생님의 글을 발견한 후 교육청에 나와 있는 학교 전화번호를 보고 가나다 순서로 전화하다가 한 중학교 행정실에서 해당 선생님이 근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A씨는 자녀가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종료벨이 울린 후 필기구를 내려놓는 동작을 감독관이 오해했다는 것이다. 또한 변호사임을 밝힌 것은 '고의'와 '과실'을 구분해 설명하기 위해서지 이를 이용해 협박을 하려던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다만 감독관의 학교를 찾아간 점과 1인 시위는 잘못을 인정했다. A씨는 “고발이 진행됐다하니 성실히 조사 받도록 하겠다”며 “저와 애 엄마는 몰라도 제 자녀의 부정행위만은 바로잡아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A씨 부부의 행위를 심각한 교권 침해로 보고 이번주 중 고발장을 접수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권침해가 올해 큰 이슈였는데 수능 감독관을 찾아내 1인시위를 한 것은 상당히 문제가 크다”며 “이번주 중 서울시교육청과 협의해 고발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