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뉴스케일파워 CFPP 철회 영향 적어
경쟁력 이상무…현지 재무적 결정 판단
내년 사업 기조 기존 계획대로 유지키로
미국 소형모듈원전(SMR) 전문기업 뉴스케일파워에 투자한 한국 기업들이 내년에도 사업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전망이다. 최근 뉴스케일파워 1호 사업 좌초 등 악재가 있었지만, 회사의 사업 경쟁력과 SMR 시장의 전망에 영향을 끼칠만한 요인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뉴스케일파워에 투자한 삼성물산, 두산에너빌리티, GS에너지는 내년 사업 계획에 SMR 사업 기조를 기존과 같이 유지하기로 했다. 이들은 최근 무산된 뉴스케일파워의 1호 '프로젝트 무탄소 발전 프로젝트(CFPP)'에 대해 현지 제반 여건상 발생한 일종의 재무적 결정에 가깝다고 봤다.
뉴스케일파워는 SMR 원천 기술 보유 기업이다. 1호 프로젝트였던 CFPP는 유타주립전력공사(UAMPS)와 함께 미국 아이다호국립연구소 주변에 첫 SMR 발전소를 짓는 것이 목표였지만, 최근 계약을 철회하기로 상호 합의했다.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사업 비용이 2015년 메가와트시(MWh)당 55달러에서 2023년 89달러까지 증가한 것이 큰 이유였다.
삼성물산, 두산에너빌리티, GS에너지 등 이 회사에 투자한 우리 기업은 이번 사태가 앞으로의 파트너십과 계획 중인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발전과 전력 사업은 국가별·지역별 건설원가와 전기요금에 따라 조건이 달라지는 만큼 특정 한 사례로 판단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번 사태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SMR 사업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한편, 내년 R&D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등 파장이 일고 있지만, 우리 기업들은 관련 사업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삼성물산은 루마니아 원자력공사 등과 루마니아 SMR 건설 사업을 공동 추진하는 협약(MOU)을 체결했다. 사모펀드 운영사인 DS프라이빗에쿼티(DSPE)도 루마니아 사업에 1000억원 규모 투자를 검토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분을 투자하고 주기기 제작, 공급을 중심으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GS에너지도 지분투자에 이어 국내, 아시아에서 SMR 사업개발에 나섰다.
뉴스케일파워는 이와 관련 최근 실적발표회에서 “다른 SMR 개발사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인허가 신청조차 못한 상황이다. 뉴스케일 기술적 우위는 유지될 것이다”라며 “미국 에너지부(DOE)에서 투입하기로 한 12억달러 규모 지원금은 다른 프로젝트에 활용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뉴스케일파워와 협력관계인 국내 기업 관계자는 “CFPP 취소 결정은 국가별, 지역별 건설원가 차이에 의한 결정이다”라면서 “원전은 국가별로 건설과 발전 비용이 제각각이라 미국의 사업 비용과 타국 사업 비용을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CFPP가 아이다호 주립 연구소(INL)내의 사막 부지에 건설되어 설계와 인건비 측면에서 불리한 경제성을 가지고 있었다는 특징을 고려할 때 국가와 부지가 달라진다면 여전히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