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도 알뜰폰 진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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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우리은행이 알뜰폰(MVNO) 사업에 진출한다. 시중은행 중 KB국민은행에 이어 두번째다. 자금력을 갖춘 금융권의 통신업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중소 알뜰폰 업계는 물론 기존 이동통신사(MNO)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내부에 알뜰폰 사업추진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본격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EY한영의 컨설팅조직 EY컨설팅이 TF에 합류해 구체적 사업 계획을 짜는 것과 동시에 이통사 대상으로 망 도매대가 협상 절차에 돌입했다.

망을 임대해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 특성상 기간망을 가진 이동통신사와 계약이 선행돼야 한다. 망 임대가 완료되면 서울전파관리소에 별정통신사업자 신청서를 내고 등록절차를 밟으면 된다.

통신업체 고위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최근 이동통신 3사에 망 도매대가 협상을 요청하는 메일을 발송했다”면서 “망 임대료 등 사업 타당성 검토를 위한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알뜰폰 사업을 은행의 부수업무로 지정했다. 금융위원회는 2019년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KB국민은행 '리브엠'을 비롯한 은행들이 부수업무로 알뜰폰 서비스를 신청할 경우 7일 이내 공고를 통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KB국민은행이 알뜰폰 서비스를 부수업무로 신고하면 법령을 정비해 지정요건 등도 함께 공고 예정이다. KB의 부수업무 신청도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리브엠이 은행업 부수업무로 정식 승인을 받으면 다른 은행도 알뜰폰 사업에 자유롭게 뛰어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KB국민은행의 부수업무 신청을 기다리면서 사전 준비작업에 돌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리브엠 서비스는 1년 6개월간의 규제특례 유예기간이 남아있지만 당국과 세부 협의가 완료되면 즉시 킥오프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과 관련해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이 통신업에 발을 뻗는 것은 금융과 통신 데이터를 융합한 혁신 서비스를 위해서다. 마이데이터나 신용평가업(CB)이 대표적이다. 알뜰폰 주력 이용층인 젊은 고객 유입에 대한 기대도 있다. 금융 알뜰폰 가입을 위해서는 계좌 개설이 필요한 만큼 미래 핵심 고객 선점효과도 매력 포인트다. KB리브엠은 40만명이 넘는 가입자와 계좌를 확보했으며, 전담조직도 100명이 넘는 사업단으로 규모를 키웠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경쟁촉진 관점에서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진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경쟁력을 갖춘 알뜰폰을 육성해 통신사 대항마로 키우려는 만큼 자금력을 갖춘 시중은행이 메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올해 9월 기준 알뜰폰 회선 수는 처음으로 1500만개를 돌파했다. 차량관제 등 사물인터넷(IoT) 회선을 제외한 일반 휴대폰 가입자가 850만명에 달한다. 사실상 제4이통사에 버금가는 규모로 커졌다. KB국민은행에 이어 우리은행까지 진입하면 외형 성장뿐 아니라 질적 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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