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가 발전할수록, 사람이 만든 콘텐츠와 AI가 만든 콘텐츠의 구분이 모호해집니다. 블록체인의 투명성을 활용하면 히스토리 레코드에 영원히 증거를 남겨 언제 누가 만든 콘텐츠인지 기록하고 보여줄 수 있습니다.”
매트 소그 솔라나재단 기술 책임자는 13일 서울 그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 'UDC2023' 행사에서 생성형AI와 블록체인 기술의 결합과 시너지에 대해 이와 같이 강조했다.
그는 이어 “또한 블록체인은 '진실'에 대해 밝힐 수 있는 특성을 갖고 있다”며 “콘텐츠가 생성된 장소의 위치정보, 이미지를 블록체인에 기록해둔다면 원본이나 진짜 이미지를 증명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보안이나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강력하다”고 덧붙였다.
AI와 블록체인은 핵심적인 기술 구조에서 큰 차이가 있다. AI는 기본적으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투입(인풋)을 가져다 산출물(아웃풋)을 예측하고, 이에 대한 표준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콘텐츠를 생성하는 데 탁월하며, 비즈니스 전략이나 효율성 툴을 만들어낼 수 있다. 대신 특정한 어떤 인풋이 어떤 아웃풋을 유발하는 지 원리에 대해 설명하기 어렵다.
반면 블록체인은 참여자 간 '합의'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이용하는 데이터의 양이 많지 않다. 모두가 동의한다는 합의를 이끌어내면 이를 기반으로 결제나 가치 이전, 디지털자산 창출, 시장 창조, 가격 결정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블록체인의 특징인 탈중앙화 데이터 수집 방식으로 잘 알려진 것이 솔라나의 프로젝트 '하이브매퍼(Hivemapper)'다.
이전에는 지리적 데이터 수집을 위해 360도 카메라를 설치한 차량이 도로를 직접 달려 이미지를 캡쳐했다. 반면 솔라나의 하이브매퍼는 대시캠이 설치된 어떤 자동차라도 일상적인 이동 경로 과정에서 이미지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용자는 자동차 운전 행위 만으로도 보상을 받을 수 있고, 기업은 저렴한 가격으로 '실시간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8300킬로미터 구간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매핑에 성공했고, 대한민국 역시 상당수 지리정보가 하이브매퍼에 의해 확보됐다.
이와 유사한 생태계가 AI 연산을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에도 도입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거대언어모델(LLM) 구축이나 연산에는 막대한 컴퓨팅파워가 필요한데, 이들에게 각 개인이 보유한 GPU의 연산력을 빌려주고 대가를 얻는 크라우드소싱 형태가 주목받고 있다. 또한 전력이 저렴한 지역에서 연산을 처리한 후, 결과값을 전력이 비싼 지역으로 넘기는 방식으로 효율화도 가능하다.
매트 소그 기술 책임자는 “블록체인의 최고 장점 중 하나는 '가격 발견 기능'인데, 수요가 높아지고 가격이 올라가면 즉각 네트워크 참여자가 늘어난다”며 “AWS나 구글의 클라우드도 데이터센터의 용량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요 변동에 따라 바로 공급을 늘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