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자동차를 넘어 모빌리티 선도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자동차와 소프트웨어(SW) 융합 인재 양성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자신문이 주최한 '모빌리티 강국 도약을 위한 7인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이 경쟁을 펼치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에 대응하려면 지금보다 최소 10배 이상의 전문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나승식 한국자동차연구원(한자연) 원장은 “국내 SW 인력 다수가 정보기술(IT) 대기업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 대다수 자동차 업계는 SW 자체 인력풀이 매우 적은 편”이라면서 “자동차와 SW를 아우를 수 있는 융합형 인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자연은 인적자원개발위원회(ISC) 대표 기관으로 △자동차 부품 기업 혁신지원사업 △미래형 자동차 사업 재편 준비 인력 양성 사업과 연계해 종합적인 오토사(AUTOSAR) 인력 양성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모빌리티 산업 고도화를 위해 SW 인력 중요성이 커지면서 SW 신입과 경력 개발자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자동차 오토사 기반이 되는 플랫폼 개발을 위한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컴퓨팅 등 모빌리티 전환을 위한 차량용 운영체제(OS) 개발을 위한 인력 부족이 심각하다.
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표는 “신입 SW 개발자를 채용하려면 기존 개발자와 양극화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인재 육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지금보다 최소 10배 이상 자동차 SW 전문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SW 인력 확보를 위한 처우 개선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류석문 쏘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네이버와 카카오, 쿠팡 등 플랫폼 기업과 자동차 기업간 SW 인력 처우 차이가 20~30% 격차를 보인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SW 플랫폼 개발과 인력양성 과제를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기존 자동차는 엔진과 제어 등이 하드웨어(HW)로 가능했지만 SDV 시대에는 기존 HW 주요 부품을 SW 관리하고, 무선 소프트웨어 서비스(OTA)로 차량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정구민 국민대 교수는 “앞으로 자동차는 어댑티브 OS와 클래식 OS, 리눅스 OS 등 다양한 차량용 OS를 필요로 한다”며 “OS 분야별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해 모빌리티 SW 플랫폼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빌리티 패권과 주도권 확보를 위한 투자 정책도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나 원장은 “우리나라는 지난해 5월 110대 국정과제 발표, 예산지원 계획 등 2조4000억원을 투자해 로봇, 드론, 자율주행차 산업 활성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글로벌 국제공동 협력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SCM) 진입, 자체 인증 체계 구축, 표준 확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개발 관련 제반 인력 양성을 위한 다각도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