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로 피카소가 1932년에 그린 '시계를 찬 여인'이 1억3930만 달러(약 1820억 원)에 낙찰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피카소 작품 중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가격이다.
이날 열린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팔린'시계를 찬 여인'은 피카소보다 28살 어린 연인인 마리 테레즈 월터를 그린 초상화다.
피카소는 45세 때 17세였던 월터를 만났고, 이후 올가 코클로바와 결혼한 상태에서 월터와 비밀 연애를 했다. 월터는 피카소의 '황금 뮤즈'로 알려질 만큼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한다.
이 작품은 올해 초 사망한 부동산 개발업자 에밀리 피셔 랜도의 컬렉션 중 하나로, 올해 전 세계 경매시장에서 최고가에 팔린 예술 작품이 됐다.
피카소의 작품 중에선 지난 2015년 1억7930만 달러(약 2340억 원)에 낙찰된 '알제의 여인들'에 이어 두 번째로 비싼 작품이다.
블룸버그는 “이 작품이 올해 전세계 경매에서 팔린 최고가 예술 작품이다”며 이번 가을 경매 시즌에 나올 예술 작품 중 이를 뛰어넘을 매물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소더비 글로벌 미술 부문 부회장인 사이먼 쇼는 “피카소 하면 열정이지만, 시계에 대한 그의 열정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그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스타일리시한 사람이자 훌륭한 시계 감정가였다. 그가 시계를 찬 사진조차도 시계 수집가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