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늘어나는 저작권 갈등 대응
저작물 이용 원칙·범위 등 제시
논의 거쳐 내달 공식 발표 전망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창작 영역까지 진출하면서 법적·윤리적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안정적 AI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AI 저작물과 관련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정부는 내달 '생성형 AI-저작권 활용지침' 을 공식 발표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와 지니뮤직이 지니뮤직 AI 악보기반 편곡 서비스 '지니리라(genie.Re:La)'와 관련해 갈등을 겪고 있다.
지니리라는 MP3를 업로드하기만 하면 AI가 즉석에서 디지털 악보를 그려 주고, 이용자가 그 악보를 편집해 편곡까지 가능한 서비스다.
다만 음저협은 해당 서비스는 협회와 이용허락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음저협 관계자는 “저작권법상 저작물 복제, 전송이 이뤄지는 부분에 대해 권리자에게 이용허락을 받지 않고 이용할 경우 저작권 침해에 해당돼 저작권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권리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지니리라'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권리자와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음저협 의견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AI와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해 상생의 음악생태계를 구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파업을 끝내기 위해 잠정적인 노사 합의를 타결한 할리우드 작가들과 제작사 측이 AI 도구 개발에 작가들의 기존 대본을 사용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보도 이후 일각에선 작가들이 저작권을 쉽게 포기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처럼 생성형 AI는 콘텐츠 수집과 학습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콘텐츠를 복제·전송한다. 저작물 복제는 원칙적으로 저작권자 이용 허락을 받아야 한다. 생성형 AI의 데이터 학습이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그간 제기돼 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지난 2월 'AI-저작권법 제도 개선 워킹그룹'을 발족하고 관련 가이드라인을 준비, 26일 서울 국제 저작권 포럼에서 초안을 공개한다. 내달 말 가이드라인을 공개할 방침이다.
가이드라인에는 AI 학습 저작물 이용원칙이 담겼다. AI로 학습한 저작물성에 대해 어느 범위까지 인정할 것인지, AI 저작물 등록 안내 절차 등도 들어간다. 또 저작권 권리자와 산업계, 일반 이용자 등이 생성형 AI 사용 시 저작권 측면에서 유의할 사항을 안내하는 내용으로 채워질 것으로 알려졌다.
임성환 문체부 저작권국장은 “최근 생성형 AI 등장과 더불어 AI-저작권 관련 국내외 논의가 많은 가운데 쟁점 이슈에 대해 정부가 선제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은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한편 우리정부가 AI-저작권 관련 국제규범 논의를 주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