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10곳 중 4곳은 작년보다 경영환경이 '힘들다'라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의 경영이 어려운 3대 장애물로는 △자금조달 △비용증가 △인력부족을 꼽았다.
대한상의는 스타트업 259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스타트업 애로 현황 및 정책과제' 조사 결과, 10곳 중 4곳이 투자유치 등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선 41.3%의 스타트업이 성장 걸림돌로 '자금 조달 문제'를 꼽았다. 뒤를 이어 '원가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38.2%)', '인력 부족(22.0%)', '국내외 판로 확보(18.1%)' 순으로 애로사항을 꼽았다.(신산업 규제 10.0%, 기술개발 6.9%, 지재권 분쟁 2.3%, 복수응답)
공간공유 스타트업체 A사 대표는 “코로나 이후 매출이 반짝 회복했음에도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 누적 적자는 계속 늘고 있다”며 “정직원 5명을 모두 내보내고 아르바이트생 1명만 쓰고 있는데도 쉽지 않아 업종변경을 고민 중에 있다”고 하소연했다.
스마트 관광 서비스를 제공하는 B사 대표는 “ IT전문인력 충원을 위해 선호 근무지인 강남으로 사무실을 이전하며 임차료 증가라는 예상치 않은 부담까지 짊어지게 돼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경영여건에 대해서도 응답기업의 40.2%가 작년보다 악화됐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내수시장 부진(60.6%)'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스타트업 투자환경 악화(37.5%)','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현상 지속(37.5%)'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작년 조사에서 '1년 전보다 투자 유치가 감소했다'고 답한 비중이 36%에 달한 반면, 올해는 그 비중이 16.6%로 나타났다. 투자 유치 악화의 정도는 다소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
창업생태계 발전을 위한 최우선 과제에는 '투자 활성화(44.0%)'를 가장 많이 꼽았고, 그 다음으로 '대.중견기업·스타트업 간 판로연계(33.6%)', '신산업 분야 규제 해소(20.1%)', '대.중견기업·스타트업 간 기술교류(12.7%)' 순이었다.
대한상의는 스타트업 생태계와 최근 기업 기술개발 동향 등을 종합하며 오픈 이노베이션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란 기업의 혁신을 위해 기술 및 제품 개발과정에 대학·중견기업·스타트업 등 외부 자원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투자활성화, 판로연계, 기술교류 등은 오픈 이노베이션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며 “대.중견기업과의 협업은 스타트업에 추가적인 투자 유치, 기술.사업모델 고도화, B2B/B2G 판로 연계 등'일석 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은 적은 초기 투자비용으로 성장 가능성 있는 기업·기술과의 제휴 기회를 선점할 수 있고, 스타트업은 기술을 시장에 선보이고, 판로를 확보하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 성장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벤처창업학회장을 역임한 전성민 가천대학교 교수는 “신속하게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고 검증하는 스타트업과의 협업은 속도전의 승리로 빠르게 시장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경영전략이다”며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협업 과제를 상시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과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구축하되, 개방형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스타트업의 기술 도용.유출 방지를 위한 대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스타트업계의 M&A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M&A 첫 단계부터 마지막까지 자금 및 법률을 지원해주는 '원스탑 서비스'도 필요하다”고 말하며, “대.중견기업도 외부로부터 기술과 인재를 받아들이는 데에 개방적인'혁신추구형 기업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