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의 조선·해양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 연료전지를 차세대 에너지 기술로 낙점하고 투자를 단행했다. 연료전지 기술을 고도화해 선박용 발전·추진시스템을 개발하고 수전해 사업화를 통해 그린수소까지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11일 서울스퀘어에서 연료전지 선도기업 엘코젠(Elcogen AS)과 투자계약을 체결, 총 4500만 유로(한화로 약 640억원) 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날 계약식에는 정기선 HD현대 사장과 엔 운푸 엘코젠 창업자 등이 참석했다. 알라르 카리스 에스토니아 대통령은 동석해 투자계약 체결을 축하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투자를 통해 대용량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시스템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시스템이 완성되면 육상 발전 및 선박용 발전·추진시스템 개발, 수전해 기술 사업화를 통한 그린수소 생산 등에 본격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향후 한국에 연료전지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SOFC는 수소 이외에도 천연가스, 암모니아, 메탄올 및 바이오연료 등 다양한 연료로부터 전기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평가받는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고온 운전(600~1000℃)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이용할 수 있어, 선박 엔진 및 열병합 발전에 적합하다.
엘코젠은 고체산화물연료전지의 핵심부품인 셀과 스택을 제조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2001년 북유럽 에스토니아에 설립됐다. 엘코젠 사의 연료전지 기술은 운전온도 및 전력 밀도 측면에서 현재 개발된 고체산화물연료전지 중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양사 간 전략적 협력이 미래 핵심 에너지원의 가치사슬을 확대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이번 투자계약이 HD현대가 그리는 지속 가능한 미래 에너지 생태계 구현에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엔 운푸 '엘코젠' 창업자는 “엘코젠이 보유한 독보적인 고체산화물연료전지 기술이 HD현대가 목표하고 있는 그린 오션 트랜스포메이션과 탄소중립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D한국조선해양은 작년 11월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인 테라파워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독자적 SMR연구팀을 신설해 미래 원자력 선박 개발을 가속화하는 등 차세대 청정에너지 기술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