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모빌리티 규제샌드박스'를 도입해 모빌리티 혁신 기술 검증·상용화를 적극 지원한다. 유럽연합(EU)처럼 재활용 화학물질이 기등록된 화학물질과 동일한 경우 등록을 면제하는 등 환경·화학물질 분야 기업부담을 완화한다.
기획재정부는 5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기업 현장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새로운 이동수단이 등장하며 교통 환경이 급변하자, 모빌리티 분야의 민간 주도 혁신 성장을 촉진할 필요성 증가하고 있다. 지난 7월 기준 규제샌드박스 승인 918건 중 모빌리티 분야는 148건으로 16.1% 차지했다. 기업 현장에서는 기존 규제샌드박스 분야에서 모빌리티 법제도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모빌리티 분야 심사 전문성을 강화하고 혁신 모빌리티 기술이 신속하게 검토돼야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정부는 기존에 운영 중인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금융 등 6개 규제샌드박스에 모빌리티 특화 샌드박스 1개 추가한다. 19일에는 '모빌리티 혁신 및 활성화 지원에 관한 법률'과 하위법령을 시행해 '모빌리티 규제샌드박스'를 도입, 모빌리티 수단기반시설서비스·기술에 대한 신속하고 전문적인 검토를 추진한다.
모빌리티 실증특례사업으로 △심야시간대 자율주행 노선버스·택시 △파렛트 이동방식·나르카 기반 주차로봇 △입주초기 신도시·산간오지 등 초소형차량 공유 서비스 △수륙양용형 버스·택시 여객서비스 △거리·쇼핑몰 자율주행 청소 △운송·숙박·관광·영화 등 자율주행차량 복합 서비스 등이 꼽힌다.
◇모빌리티 혁신·활성화 지원
모빌리티 혁신차원에서 '주유소 내 전기차 무선충전 설비 설치기준'도 마련한다. 주유소 내 전기차 무선충전 설비 설치를 위한 기준이 부재해 전기차 고속 무선충전 인프라 확산과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활성화에 제약이 있다. 이에 안전성 검증을 위한 실증특례를 통해 주유소 내 전기차 무선충전 설비 설치기준 검증·마련한다. 연내 실증특례 관련 부처협의 후 내년에는 실증특례를 실시할 방침이다.
전기차 배터리 방전 테스트 방식도 일원화한다. 전기차 에너지 소비효율과 대기배출물질·소음 측정을 위한 배터리 방전 테스트 방법이 상이하다는 현장 애로사항을 반영한 조치다.
해외사례 등을 참고해 전기차 저온 주행거리 시험 측정방법도 개선한다. 극단적 조건으로 측정해 실제 저온 주행거리와 격차 발생, 소비자 혼선이 우려된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실증을 통해 액화수소 자동차·선박 충전시스템 안전기준도 개발한다. 액화수소를 직접 상용차의 연료탱크에 주입하는 충전시스템 안전기준과 선박용 액화수소 연료탱크 제조·충전시스템에 대한 안전기준을 개발한다.
도심형 수소차 충전소 안전거리도 완화한다. 수소차충전소는 주택 등과 12~32m 안전거리를 확보해야할 의무가 있는데, 방호벽 및 추가 안전장치 설치시 안전거리 확보 의무를 충족한 것으로 인정한다.
◇환경·화학물질 기업부담 완화
폐기물 재활용 화학물질의 화평법 등록 부담도 완화한다. 현재 폐기물 추출·정제 등 재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재활용 화학물질이 기등록된 화학물질과 동일한 경우에도 등록을 해야만한다. 이에 내년 상반기까지 '화학물질 등록평가법' 관련 하위법령 개정안을 마련해 유럽연합(EU)처럼 재활용 화학물질이 기등록된 화학물질과 동일한 경우 등록을 면제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한다.
녹색기업에 대한 보고·검사 의무 면제 등 인센티브도 확대한다. 통합환경관리제도상 통합허가 이후 1~3년 내 수행하는 정기보고·검사 등 '환경오염시설법' 상 각종 보고·검사 의무도 추가 면제한다.
주유소내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 안전성도 검증한다. 기존 주유소를 친환경차 충전, 연료전지태양광발전 등을 제공하는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가 필요하나 현재 주유소 내 ESS 설치 불가하다. 이에 올해부터 기업이 실증특례를 신청하는 대로 ESS 안전성 검증 착수 후 검증결과를 토대로 실증특례를 추진한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