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페이가 삼성페이 연동 후 6개월 만에 월간활성이용자(MAU) 150만명을 돌파했다. 애플페이 대항마로 시작한 네이버파이낸셜과 삼성전자의 협업이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서 토종 핀테크 사업자 우위를 확실히 다지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9월 네이버페이 MAU는 약 152만명으로 앱 출시 이후 처음으로 150만명을 넘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1년 전인 2022년 9월 약 70만명에 비하면 약 117% 성장했고, 삼성페이와 협업을 시작한 4월 보다도 6% 가량 성장한 수치다.
네이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네이버페이 오프라인 결제액은 삼성페이 연동으로 MST·QR 현장결제가 활성화하며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1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그동안 취약했던 오프라인 결제를 중심으로 전체 사업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추세라면 지난해 기준 전체 결제액 약 50조원 10% 정도였던 네이버페이 오프라인 결제 비중은 올해 약 2배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사로 꼽히는 카카오페이(2022년 연간 거래액 118조원)오프라인 결제액 비중 25%에 근접한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삼성페이 연동 후 전체 거래액 중 오프라인 비중이 유의미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삼성전자는 올해 4월 네이버페이 현장결제에 삼성페이를 연동했다. 양측의 연합은 3월 한국에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페이에 대항하는 토종 페이 연합 성격이 짙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12만개에 그치던 오프라인 결제 가맹점을 단숨에 300만개로 늘렸고, 삼성전자 역시 국내에서 우군을 확보하며 애플페이 확산에 대응했다.
네이버페이와 삼성페이가 연합전선을 형성하는 사이 애플페이 확산은 주춤한 형세다. 현대카드 이후 합류할 것으로 예상됐던 나머지 카드사들의 참여가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KB국민카드, 비씨카드 등 애플페이 참여를 타진했던 카드사들은 현대카드가 초기 사용자를 흡수한 만큼 실익이 크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조만간 국내 카드사에 애플페이 도입을 위한 계약조건을 공유할 예정이다. 비공개에 부치던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 일종의 기준점을 만들겠다는 일종의 유화책이다.
빅테크와 휴대폰 업체 등 핀테크 업권이 애플페이 공세를 성공적으로 방어한 반면, 카드사들은 입지가 좁아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카드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중 카드사 외 핀테크 기업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은 67.2%로 지난해 같은 기간 66.1%에 비해 늘어났고, 카드사 서비스 이용 비중은 32.8%로 지난해 같은 기간 33.9%에 비해 줄었다. 지급 결제 시장에서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결제 비중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 수혜를 핀테크·ICT 기업이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