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살 英 로빈 후드 나무, 하룻밤새 '뎅강'…용의자는 16세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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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북동부 랜드마크 '로빈 후드 나무'가 밤사이 전기톱에 잘렸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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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빈 후드' 스틸. 사진=워너브러더스

이른바 '로빈 후드 나무'로 불리던 영국 북동부의 명물 플라타너스가 밤사이 벌목되는 일이 발생했다.

28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노섬벌랜드의 하드리아누스 장벽 옆에 있던 플라타너스가 최근 전기톱에 잘려 나간 상태로 발견됐다.

노섬벌랜드 국립공원 관리인은 이 나무가 “의도적으로 잘린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16세 소년을 무단 벌목한 혐의로 체포했다. 그가 어떤 이유로 나무를 잘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경찰은 추가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 나무는 1991년 케빈 코스트너가 출연한 영화 '로빈 후드'에 등장해 유명세를 얻었고, '로빈 후드 나무'라고 불리며 지역 명물로 자리잡았다.

200년이 넘은 것으로 추측되는 플라타너스로, '시카모어 갭'(Sycamore Gap)'으로 알려진 움푹 들어간 지형 사이에 나홀로 자리해 포토존으로 사랑받았다. 영국의 대표적 숲 보호 단체인 '우드랜드 트러스트'가 2016년 올해의 나무로 선정하기도 했다.

하루 새 '로빈 후드 나무'가 잘려나가자 주민들은 분노를 터트렸다. 케빈 워링 지역 경찰서장은 “이 나무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랜드마크로 이번 사건은 지역 사회와 그 너머에 큰 충격과 슬픔, 분노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노섬벌랜드의 정원사는 “나무가 다시 자라기는 할 것이다”라면서 “하지만 전과 같이 아름다운 수형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시 그 크기로 돌아가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범인이 부끄러움을 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난 바 있다. 지난해 5월 50년 된 경북 경산의 명물 '자인 능소화 나무'가 잘린 사건이다. 집을 타고 피어난 능소화 나무가 매년 6월마다 만개했지만, 갑자기 누군가 나무의 밑동을 잘라 나무가 그대로 말라죽었다. 집주인이자 50년 전 능소화 나무를 심은 집주인이 범인 찾기에 발벗고 나섰지만 아직까지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