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조작한 돼지 심장을 인간의 몸에 이식하는 수술이 사상 두 번째로 성공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메릴랜드 의과대학 연구팀은 말기 심장병을 앓던 로렌스 포셰트(58)가 유전적으로 변형된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뒤 무사히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수술에서 10개의 유전자가 조작된 돼지의 심장을 사용했으며, 인체가 돼지 심장을 인간의 심장으로 인식하도록 6개의 인간 유전자를 환자의 몸에 삽입했다.
연구팀은 포셰트에 대해 20일 “환자는 현재 스스로 호흡하고 있으며, 심장은 보조 장치의 도움 없이도 잘 기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셰트는 말기 심장병으로 인한 심부전으로 지난 14일 메릴랜드 병원에 입원했다. 하지만 그는 말초혈관질환, 내출혈 등 합병증을 앓고 있어 일반적인 심장 이식을 받을 수 없었다. 그런 그에게 유일하게 남은 방법이 이종(異種) 심장 이식이었다.
그의 수술을 담당한 메릴랜드 의대는 지난해 1월 세계 최초로 돼지 심장 이식 수술을 성공한 연구팀이다. 그 전까지는 뇌사환자를 대상으로만 진행됐다.
첫 번째 환자는 57세 미국인 남성으로, 수술 두달 뒤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부검 결과, 이종 이식에서 나타나는 심각한 면역 거부반응은 없었지만, 돼지에게서 나타나는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이에 병원 측은 이번에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식에 사용하는 돼지에 대해 여러 분석법을 적용하고, 새로운 분석법으로 항체를 반복 검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장기이식이 필요한 환자는 지난해 기준 11만 3000명이 넘었다. 이중 3300명 이상이 심장 이식이 필요하다. 높은 수요 대비 이식할 장기가 턱없이 부족한 가운데, 이종 이식이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