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이란과 전쟁 중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쿠바에 대한 군사행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회견 중 “나는 쿠바를 차지하는 영광을 누리게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기자가 어떤 형태로의 점령인지를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를 차지하는 것이다. 내가 쿠바를 해방시키든, 점령하든, 솔직히 말해서 원하는 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점령 가능성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쿠바는 혁명가이자 독재자인 피델 카스트로의 집권 아래 미국과 오랜 시간 대립해왔다. 카스트로 재임(1959~2008년) 당시 미국 대통령은 13명 바뀌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처럼 직접적으로 '점령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한 대통령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에도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서 “나는 쿠바를 장악하고 있다. 조만간 협상을 타결하거나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며 쿠바에 대한 군사조치 가능성을 언급했다. 당시 그는 “쿠바보다 이란을 먼저 처리하겠다”고 했으나, 이란과의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하루 만에 다시 군사작전 의지를 확인한 것이다.
지난 1월부터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에서 사실상 석유 봉쇄 작전을 시행하고 있다. 쿠바에 석유를 공급하는 국가에게 경고하며, 군사 행동까지 취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지난달에는 콜롬비아에서 쿠바로 향하는 유조선을 나포하기도 했다.
3개월 넘게 이어진 원유 부족으로 석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쿠바의 전력망은 완전히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지난주에는 전국적으로 정전이 발생했고, 의료품 및 식량난까지 심해져 쿠바 지도부 역시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에너지난 속에서 최근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현재 미국과 대화 중이며, 경제 개방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디아스-카넬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그를 끌어 내리고 막후 권력을 쥔 카스트로 일가를 쿠바의 새로운 지도자로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된다.
한편, 부동산 재벌 출신의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 시절부터 쿠바의 경제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998년 자신이 소유한 회사를 통해 쿠바의 잠재력을 평가하기 위해 쿠바에 컨설턴트를 파견하는 가 하면, 2011~2012년 사이 골프장 부지 물색을 위해 회사 임원이 쿠바를 방문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 2016년 대선 유세 당시에도 쿠바에서 사업을 하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