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액상형 전자담배, 주요 국가 중 가장 높은 세율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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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글로벌 담배 니코틴 포럼(Global Tobacco & Nicotine Forum 2023, 이하 GTNF 2023)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진행됐다.

한국 액상형전자담배 시장은 주요 국가 중 가장 높은 세율을 부과받고 있다며 합리적 과세가 이뤄져야 투명한 시장 질서가 형성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계적 권위의 국제콘퍼런스 '글로벌 타바코 니코틴 포럼'(GTNF)에서 전자담배총연합회(KECA)가 한국 담배 시장을 소개했다. GTNF은 담배업계 최대 행사로 20일부터 22일까지 한국에서 개최됐다.

GTNF는 주요 국가의 정부 관계자와 공중보건 전문가, 담배업계 관계자, 언론 등이 참석하는 업계 최대 규모 포럼이다. 2008년 브라질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매년 담배 산업 주요 국가에서 진행됐으며 국내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에는 '대화를 바꾸면 결과가 바뀐다'(Change the Conversation. Change the Outcome)를 주제로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다.

행사 기간 전자담배총연합회가 한국시장 현황, 주요 활동, 개선방향 등을 소개했다. 전자담배총연합회(KECA)는 2010년 설립됐다. 현재 제조, 수입, 유통 본사 80여곳과 전국 4000여개 소매점이 회원사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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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글로벌 담배 니코틴 포럼(Global Tobacco & Nicotine Forum 2023, 이하 GTNF 2023)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진행됐다.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은 지난 2019년 복건복지부가 '사용 중단 권고'라는 강력한 조치를 내리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당시 정부는 일부 전자담배에서 유해 성분인 '비타민E아세테이트'가 소량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연합회는 식약처 실험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소송을 제기, 작년 2월 일부 승소로 판결이 내려졌다. 이어 질병관리청은 '간접흡연 실외노출평가 연구'에서 액상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궐련)보다 초미세먼지를 12배 더 많이 배출한다는 결과를 발표했고 현재 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다.

김도환 전자담배총연합회 부회장은 “한국 소비자들은 신제품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새로운 제품에 열광하는 반면 정부와 기관의 규제는 매우 보수적이며 엄격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주요국 액상형 전자담배 과세현황소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주요 국가 중 가장 많이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2위인 미국 코네티컷 주(1㎖ 기준, 492원)보다 3.6배 이상 많다. 현재 액상 1㎖에 매겨지는 세금은 △담배소비세 628원 △지방교육세 276원 △개별소비세 370원 등으로 1274원이다. 여기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525원이 부과되면서 액상 전자담배에 부과되는 세금은 ㎖당 1799원이다.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액상 전자담배 한 개(30㎖)를 기준으로 했을 때 세금만 5만3970원에 달한다. 통상적인 판매가(30㎖) 3만~3만5000원보다 세금이 2만원 가까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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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글로벌 담배 니코틴 포럼(Global Tobacco & Nicotine Forum 2023, 이하 GTNF 2023)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진행됐다.

정부의 과도한 과세 정책은 부작용을 낳았다. 현재 국내 액상 전자담배 제조 및 판매 업체들은 과세 대상이 아닌 합성니코틴을 주로 수입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천연니코틴을 합성으로 바꿔 수입 신고해 적발되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이러한 부작용의 원인은 과도한 세금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현행 세율이 과도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개정안도 발의됐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액상형 전자담배에 불리한 세금 체제를 개편하는 '개별소비세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지방세법 일부개정법률안'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액상형 전자담배의 부담금에 대해 기존 종량세에서 제품 특성에 맞는 과세체계 마련을 주요 골자로 담고 있다. 제조장에서 반출 또는 수입신고를 할 경우 가격마다 각각 △17.5%(담배소비세) △14.5%(국민건강증진기금) △10.5%(개별소비세)의 소비세율을 매기자는 것이 핵심이다. 또 지방교육세(7.5%)를 더하면 전체 도매가격의 50%에 해당하는 세율을 부과하게 된다.

이는 타국과도 비슷한 수준이다. 미국은 뉴욕·워싱턴 D.C 등 12개 주에서 도·소매가의 평균 45.71%에 세율을 매기고 있다. 중국 역시 11월 1일부터 생산·수입에는 36%, 도매 유통에는 11%의 소비세를 부과한다. 담배업계는 종가세로 전환할 경우 연간 약 1800억원의 세수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김 부회장은 “합리적인 과세 체계가 마련돼 한국 시장의 정상화를 바란다”면서 “이번 글로벌 행사에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덜 해로운 제품에 대한 메세지가 잘 전달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GTNF 행사 기간 동안 글로벌 담배 회사들이 참여해 차세대 전자담배 제품을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BAT)는 국내서 판매 중인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와 액상형 전자담배 '뷰즈' 이 외에도 머금는 담배 브랜드 '벨로'를 선보였다. 벨로는 손톱만 한 크기의 얇은 티백 파우치를 최대 한 시간가량 잇몸에 끼운 상태로 니코틴을 흡수하는 형태다. 이외에도 ICCP, 진위(ZINWI), 앤즈(ANDS) 등 글로벌 담배사들의 제품도 전시됐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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