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국전력공사가 올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전 분기와 같은 수준으로 결정했다. 국제 원료비 가격이 전년 대비 하락하면서 인하 요인이 생겼지만, 부채가 200조원이 넘는 한전 재무상황을 감안해 정부가 '유보' 권한을 활용했다.
한전은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지난 3분기와 같은 ㎾h 당 5원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한전은 당초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3분기에 비해 ㎾h당 1.8원을 내려야하는 것으로 산정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락한 원인이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는 한전 재무상황과 연료비 미(未) 조정액 규모 등을 감안해 전 분기와 같은 수준으로 '유보' 권한을 사용했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국제 연료비 변동분을 매 분기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요금이다. 올해 연료비 조정단가는 직전 3분기 동안 1㎾h 당 5원으로, 현행 제도상 최고 수준이다.
다만 4분기 전기요금 추가 조정 여지는 아직 남아있다. 전기요금은 연료비 조정단가 외에도 △기본요금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 △기후·환경 요금으로 구성된다. 정부와 한전은 협의에 따라 전력량요금, 기후·환경 요금 등을 인상해 전기요금에 반영할 수 있다.
산업부는 최근 한전의 추가 구조조정이 선행되면 전기요금을 인상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한전은 조만간 추가 자구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4분기 전기요금 추가 조정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