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기술탈취 피해를 입은 기업들이 카카오의 불법 경영을 규탄하고 정부의 신속한 조사와 피해구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송제윤 닥터다이어리 대표와 박노성 스마트스코어 부대표는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카카오를 규탄하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이 이번 기자회견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닥터다이어리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카카오브레인이 투자와 협업을 요청해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하고 기술자료를 제공했지만 이는 결렬됐고, 기밀정보를 취득한 임원이 카카오헬스케어로 자리를 옮겨 동일한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 대표는 “두 회사의 협력방안이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전 의장에까지 직접 보고된 상황이었다”면서 “기존 협력 관계를 끊고 별도 법인을 신설하고 닥터다이어리의 투자사 임원까지 영입한 뒤 닥터다이어리와 동일한 혈당관리 플랫폼 사업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전 의장은 지난 2021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와 문어발식 확장 지적에 논란이 되는 영역은 자제하고 스타트업에 대 한 지원 및 투자를 공언했다”면서 “그러나 스타트업의 화수분은커녕 스타트업 시장을 잠식하는 괴물이 되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부대표는 “스크린골프로 시작해 골프 예약·관제 시장까지 진출한 카카오VX는 골프장 정보기술(IT)솔루션 스타트업인 스마트스코어의 핵심 직원까지 빼내어 가는 것도 모자라 타사의 관리자 페이지를 장기간 무단 침입했다”고 밝혔다.
스마트스코어측은 카카오VX 직원이 2년간 총 800여회의 무단 해킹시도 중 600여회의 침입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박 부대표는 “카카오는 지난 4월 공개적 사과와 원만한 해결을 약속했는데 6개월이 지난 지금 축소 은폐는 물론 물타기용 언론플레이와 시간끌기용 소송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스타트업 코리아 정책 성공을 위해선 카카오와 같은 대기업의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탈취 경영이 사라져야 한다”고 규탄했다.
송 대표와 박 부대표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김범수 전 의장이 직접 나와 출석해서 해명할 것을 촉구했다.
한무경 의원은 “대통령이 강조한 대기업의 스타트업 기술탈취 피해를 근절하기 위해 국회가 적극적인 역할에 나서야 한다”면서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 카카오가 책임 있는 자세로 해명하고 피해구제를 위한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적극 논의할 것을 주문한다”고 말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이에 대해 반박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연속혈당측정기(CGM) 기반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아직 출시되지 않은 서비스의 컨셈만 가지고 유사성 등을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개발 과정에 글로벌·국내 제조업체와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카카오헬스케어는 “카카오 자회사는 각자 독립 경영을 하고 있다”면서 “각 사에서 취득한 정보를 타사와 공유하지 않는다”고 닥터다이어리의 기술탈취 주장에 선을 그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