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침체로 우리 기업의 실적도 타격을 받고 있다. 기업 절반 이상이 연초에 수립한 대중국 실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0일 '최근 중국경제 동향과 우리 기업의 영향' 보고서를 내놓고 하반기 실적 반등을 노리는 우리 기업에게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중국경제 불안 요인으로는 △부동산시장의 금융 불안 △내수 소비 위축 △산업 생산 및 수출 둔화 등을 꼽았다.
최근 중국 부동산업체 비구이위안이 채무불이행 위험에 처했다. 소호차이나·중룽신탁 등 개발사, 금융사의 채무불이행까지 이어지며 부동산시장 금융 불안과 이에 따른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수 소비도 줄고 있다. 리오프닝 효과로 4월 18.4%까지 올랐던 소매판매 증가율이 7월에는 2.5%로 떨어졌다. 높은 청년 실업률에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겹쳐 소비심리가 약화된 상황이다. 산업부문도 생산증가율, 제조업 PMI, 수출실적 모두 부진한 모습이다.
대한상의가 대중 수출기업 302개사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중국 경기 상황이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질문에 32.4%는 '이미 매출 등 실적에 영향', 50.3%는 '장기화시 우려'라고 답해 대다수 기업이 영향을 받거나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영실적의 어떤 부문에 대해 영향을 받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42.7%는 '중국 내 소비재 판매 감소', 32.7%는 '부품·소재 등 중간재 판매 감소', 16.6%는 '현지법인 실적 악화'라고 응답했다.
가장 우려되는 중국경제의 불안 요인으로는 '중국 내 소비침체'가 33.7%, '산업생산 부진'이 26.7%로 나타났다. 이어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가 20%, '통관절차·무역장벽 강화'가 19.6% 순이었다.
중국 경제 부진 여파는 기업 실적에도 직접 전해졌다. 절반이 넘는 기업이 중국 시장 경영실적이 연초 목표 대비 '저조'(37.7%) 또는 '매우 저조'(14.7%)라고 답했다. '목표수준 달성' 기업은 45%였으며 '초과 달성'(2.3%) 혹은 '크게 초과 달성'(0.3%)은 드물었다. 상당수 기업 실적이 중국 리오프닝 기대감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중국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기업 79.0%가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인으로 '산업생산 부진'(54.5%), '소비 둔화 추세'(43.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중국경제가 '점차 나아질 것'(21.0%)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그 이유로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76.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중국 경제 불안 대응책으로는 '제3국으로 판로 다변화'(29.7%), '생산시설 제3국 이전'(6.3%) 등 탈중국 전략과 '중국 시장에서 품목 다변화'(18.7%), '가격경쟁력 강화'(20.0%) 같은 중국시장 집중 전략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대응방안이 없다'는 답변도 25.0%였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