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 최고경영진이 직접 챙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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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성 퓨어스토리지 코리아 사장

비재무적 지표인 ESG가 기업의 실질적 가치평가에 중요하게 작용하면서 ESG 경영을 인증 받으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 공표한 대외적 ESG 활동과 조직 내부의 조치에는 간극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퓨어스토리지가 세계 지속가능성 프로그램 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늦어도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한 반면 51%만이 지속가능성 목표를 순조롭게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는 최고의사결정권자가 직접 지속가능성 안건을 우선순위에 두고 논의를 하고 실행까지 이어가야 한다.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을 위해 최고경영진이 챙겨야 할 핵심 사안 5가지를 살펴보자.

먼저, 정확한 에너지 사용량과 비용을 파악해야 한다. 아직까지 많은 기업이 전력·냉방 비용이나 시간당 사용량 등 에너지 사용에 대한 통계적 수치에 대해 무지하다. 어떤 비용은 실제 측정을 하지도 않고 책정된다.

관리자가 에너지 소비를 절감하는 기술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 개선할 수 있는 에너지 사용량과 비용을 추적하기 어렵다. 측정시에는 큰 흐름을 파악하고 세부지표를 들여다보는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전체적 관점을 파악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벤치마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일례로, 데이터센터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기술은 무엇인지 점검하고, 현재 전력 소비량은 얼마인지, 어떤 기술을 채택하면 더 효과적인지 파악해야 한다.

두번째, 레거시 시스템을 교체해야 한다. 오래된 기술은 기업의 발전과 혁신을 저해하는 큰 장애물이다. 뿐만 아니라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탄소 배출량 감축에도 걸림돌이 된다. 일부 기술 변화만으로도 에너지 사용량 측면에서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기업이 Scope 1, 2 배출량을 넘어 Scope 3까지 고려하기 시작하면서 내부를 들여다보는 것뿐만 아니라 외부 공급업체의 에너지 사용량도 파악해야 되는 상황에 이른 지금, 레거시 장비는 Scope 1, 2, 3 배출량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장기적 감축을 위해 최신 장비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한 고객사는 퓨어스토리지 솔루션으로 교체한 후 데이터센터 전력 및 냉각 비용을 74% 절감했으며, 전력 소비량 또한 56% 이상 줄였다.

세번째, 환경 및 사회적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그린 워싱으로 비춰지지 않도록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 과정을 더욱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기업 내부에서도 전사적으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지속가능성 또는 ESG 보고서를 발간하여 지속가능성 목표를 제시하는 기업 역시 늘어나고 있는데, 기업 CEO가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기업의 우선순위에 지속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직원과 잠재 고객에게 널리 알리며 강조해야 한다.

네번째, 지속가능성 책임자를 채용해야 한다. 온전히 지속가능성만 전담하는 직책이 기업 내 점점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가능성 책임자는 기업의 활동과 변화의 여파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업 전반에 지속가능성 전략을 널리 알리고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업이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시한이 다가옴에 따라 더 많은 이들이 해당 직무를 인식하게 되고 많은 책임이 요구됨에 따라 지속가능성 책임자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속가능성과 비즈니스의 통합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인류와 지구 모두를 위해 중요하며, 기업이 친환경적인 관행을 채택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지속가능성을 행동으로 이끌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통해 기업은 옳은 일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올바른 프로세스와 기술을 구현하여 비용과 탄소 배출량을 빠르게 절감할 수 있다.

언젠가는 이러한 단계와 프로세스가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가 아닌 표준 비즈니스 관행으로서 자리잡아 야 할 것이다. 이 때 기업 의사결정 과정을 주도하는 최고경영진이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갖고 더 나은 비즈니스는 물론 지구를 위해 어떤 행동이 효과가 있는지, 앞으로 어떤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개방적이고 정직하게 이야기한다면 기업은 지속가능성 목표를 실질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