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과기특위, “연구기관 주변 합법의 탈을 쓴 '브로커' 난립”…공생 카르텔 혁파

국민의힘 과학기술특별위원회가 연구기관 주변에 '컨설팅'이라는 합법의 탈을 쓴 브로커가 난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과 정부부처·기관간 '공생 카르텔' 혁파에 주력하고, 국가 R&D 비효율성을 제거하기 위해 시스템 재정비와 함께 컨트롤타워 설립 필요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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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과학기술특위 위원장을 맡은 정우성 포항공대 교수(왼쪽)와 부위원장을 맡은 김영식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힘 과기특위 위원장인 정우성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구개발(R&D ) 기획 및 과제 관리를 주로 하는 컨설팅 업체가 600여곳 넘게 등록되어 있지만 대부분이 소규모 업체로 전문성이 미흡하다”며 “관리되지 않는 사각지대에 있는 브로커들은 더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들은 전관예우 존재조차 전혀 파악이 되지 않는 '숨겨진 신의 직장'이 아닐까 싶다”며 “부처나 전문기관의 퇴직자 채용이나 기획·평가에 참여여부 등을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과기특위는 이달 7일 출범과 함께 첫 회의를 가진 후 지난 20일 영상회의를 통해 2차 회의를 진행했다. 이 회의에서 R&D 카르텔을 부추기는 브로커 집단에 대한 현황과 폐해가 집중 다뤄졌다.

중기부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중기 R&D 브로커 신고만 40건에 이르지만 처벌 사례는 전무하다. 정 위원장은 “브로커들의 불법 행위에 대한 신고는 많았으나 처벌은 전혀 없었다”며 “이는 부처와 기관, 브로커들이 공생하는 카르텔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관리기능이 비대해진 연구관리기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정 위원장에 따르면 2012년부터 정부R&D는 두배 증가했는데 연구관리기관은 올해 49개로 네 배 이상 늘었다. 기획분야 인력은 20%에 불과하고 기관이 늘어나면서 관리 기능만 커졌다고 지적했다.

특위는 R&D 예산의 부실 심의에 대해서도 문제시했다. 특히 소·부·장 반도체분야 R&D가 카르텔과 비효율의 산물이라고 지목했다. 통상 R&D 예산은 200여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회의 심사를 거치는데, 소·부·장 R&D는 이러한 절차를 무시하고 수정 조정(안) 의결을 통해 R&D예산 증액이 이뤄지는 등 부실 편성됐다는 주장이다. 또 반도체 인력 양성 관련해서도 교육부 540억원, 과기부 164억원, 산업부 150억원 등 부처별 중복 지원됐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결국 전략기술 산업·R&D도 필요한 곳에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부처별 카르텔에 투자가 이뤄져 국가적으로 비효율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특위는 부처와 기관간 칸막이에 숨어있는 카르텔과 비효율을 제거하기 위해 국가 R&D 통합 시스템의 정비는 물론, R&D 컨트롤타워 재설정 등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과기특위 부위원장인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실이나 국회 등에 상설 R&D 컨트롤타워 기능을 만들어야 한다”며 “또 반듯이 필요한 곳에 투자될 수 있도록 미국처럼 분야별 전문기관을 운영하거나 독일처럼 역량있는 민간기관에 위탁하는 등 시스템 혁신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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