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멘스가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에서 단일 칩으로 적(R)·녹(G)·청(B)색을 표현할 수 있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를 공개한다. 복잡한 공정으로 대량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상용화에 중요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주목받는 기술이다.
루멘스는 16일부터 18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K-디스플레이 전시회에서 모노리식(Monolithic) RGB LED를 출품한다고 15일 밝혔다. 이 기술은 하나의 웨이퍼에 R, G, B 각 색상을 동시에 구현해 '원칩'화한 것이 특징이다.
LED는 통상 에피웨이퍼 위에 형성된 발광층에 전극을 연결하고 이를 개별로 잘라내 사용한다. 전극까지 연결해 따로 쓸 수 있게 만든 것을 LED 칩이라고 부른다.
하나의 LED 칩은 한 가지 색만 낸다. 에피웨이퍼 상에 적색(R)이나 녹색(G), 또는 청색(B)을 내는 층을 한 개만 형성하기 때문이다.
루멘스는 기존 방식과 달리 하나의 에피웨이퍼 위에 RGB를 동시 구현했다. 적색, 녹색, 청색층을 한꺼번에 쌓아 올린 것이다. 하나의 덩어리로 만들었다는 뜻에서 '모노리식'이란 이름을 붙였다.
RGB를 쌓아 올려 원칩화를 하면 디스플레이 제조가 훨씬 간소해진다. 디스플레이의 최소 단위인 픽셀(화소)을 만들기 위해서는 R·G·B칩 3개가 필요한 데, 이를 3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또 칩을 기판(백플레인) 위에 배열(전사)하는 수고를 크게 덜어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쉽게 말해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데 걸림돌이 됐던 단점들을 크게 개선하게 되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모노리식 방식은 칩 전사속도, 난도, 면적 대비 픽셀 밀집도를 크게 향상시켜 고해상도 증강현실(AR)이나 가상현실(VR)용 디스플레이 구현에 적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멘스가 모노리식 마이크로 LED를 외부 공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1세대 LED 업체로 손꼽히는 루멘스는 마이크로 LED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투자를 강화했다. 창업주인 이경재 사장이 신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모노리식 RGB 에피웨이퍼는 소프트에피 인수를 통해 내재화했다. 소프트에피는 적색 LED층을 기존 알루미늄갈륨인듐인화물(AllnGaP)이 아닌 인듐갈륨나이트라이드(InGaN) 계열로 만들면서 RGB를 한 꺼번에 쌓을 수 있었다. 적색도 녹색, 청색과 같은 재료(InGaN)를 사용하게 되면서 한 웨이퍼에서 RGB를 구현한 것이다. 루멘스는 소프트에피 웨이퍼를 마이크로 LED 칩으로 만들어 디스플레이 업체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루멘스는 이번 전시회에서 마이크로 LED 외에도 미니 LED를 활용한 TV와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기술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