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빙하 붕괴로 주택 '와르르'…저지대에 긴급 대피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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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빙하 쓰나미로 인해 알래스카 주노 강변 주택이 무너진 모습. 사진=인스타그램(@twowildheart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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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빙하 쓰나미로 인해 알래스카 주노 강변 주택이 무너진 모습. 사진=샘 놀란

전 세계에 극단 기후로 시름하는 가운데, 지난 주말에는 미국 알래스카 빙하호 붕괴에 따른 홍수가 우려돼 저지대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기상청(NWS)은 전날인 5일 밤 주노 인근 빙하호 붕괴로 멘덴홀 호수 수위가 높아지면서 나무가 물에 잠기고 둑이 무너지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이로 인해 강변 건물이 유실되는 등 피해가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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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주노 위 멘덴홀 빙하의 측면이 붕괴되면서 멘덴홀 호수 수위가 높아졌고, 저지대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사진=미국 기상청(NWS)

이른바 '빙하 쓰나미'(GLOF; glacial lake outburst flood)다. 빙하가 녹으면서 빙하에 갇혀있던 물이 틈새로 빠져나가 강이나 호수 수위를 높이고, 불어난 수량에 결국 둑이 터지며 발생한다.

실제로 이날 주민들이 공개한 영상에는 갑자기 불어난 강물로 강변에 있던 2층짜리 주택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모습이 담겼다. 무너진 주택은 그대로 불어난 멘던홀 호수에 떨어졌고 지붕은 물에 떠내려갔다.

영상을 촬영한 지역 주민인 샘 놀란은 ABC 뉴스에 “집이 홍수로 무너지는 모습을 한 시간 이상 지켜봤다”며 “보는 순간 망연자실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이 그저 지켜보는 것 밖에는 없었다”고 말했다.

주노 지역 관계자 롭 바르는 “최소 건물 2채가 유실됐으며 1채는 부분적으로 손상됐다”고 전했다. 이번 홍수로 다리와 도로도 폐쇄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5일 밤 11시 15분께 멘덴홀 호수 수위는 당초 최고기록인 2016년 수위(11.99피트; 3.65m)보다 훨씬 높은 14.97피트(약4.65m)에 도달했다.

주노 지역을 담당하는 NWS 수문학자 아론 제이콥스는 “댐 설계 당시에는 빙하쓰나미 발생 가능성이 1% 미만이라고 예상됐다. 이렇게 많은 양의 물이 그렇게 빨리 쏟아지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며 “우리는 살면서 이런 수준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스카이뉴스는 올해 초 발표된 연구 결과를 인용해 빙하가 녹아 발생한 홍수로 전 세계 약 1500만 명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절반 이상이 인도, 파키스탄, 페루, 중국에서 발생했다.

NWS 경고 조정 기상학자인 니콜 페린은 “이러한 유형의 홍수가 종종 발생했으나, 특히나 이번 홍수는 극단적이었다”며 “빠르게 움직이는 물에서 발생한 침식의 양이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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