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 맡겨도 최대 연 3% 이자를 지급해 1금융권 수시입출금·파킹 통장 중에서 가장 높은 금리 상품으로 평가받던 '하나은행 머니박스' 통장이 신규 가입을 중단했다. 상품을 내놓은 지 7개월만이다.
지난해 11월 하나은행이 내놓은 이 상품은 하나은행 애플리케이션 '하나원큐' 개편을 기해 선보인 상품이다. 최대 3% 고금리를 제공해 인기를 끌었던 상품이다. 금리만 놓고 보면 카카오뱅크(2.1%)나 케이뱅크(2.3%)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파킹통장보다 더 높다.
비슷한 경쟁 상품들에 비해 한도가 높아 실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50만좌 이상이 발급된 '하나은행-네이버페이' 통장과 비교해도 한도가 3배에 해당한다.
신상품 가입을 출시 7월만에 중단한 배경에는 시장금리 하락 등으로 인한 은행 순이자마진(NIM) 축소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상품이 출시됐던 지난해 4분기 하나은행의 NIM은 1.96%에 달했으나 이후 점진 하락해 올해 1분기 1.88%, 2분기에는 1.84%로 쪼그라들었다.
하나은행의 순이자 스프레드 추이 역시 악화되고 있는데, 지난해 1분기 이자비용율(IBL)이 1.03%였던 것과 비교해 올해 2분기 이자비용률은 2.94%까지 치솟았다. 이자비용률은 은행의 조달비용 수준을 의미한다.
이달부터 판매 재개가 예상되는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통장'과 포지션이 겹친다는 측면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머니박스와 같은 시기 출범한 이 상품은 최대금리는 4%로 더 높지만 적용한도가 100만원으로 더 낮다. 네이버와 하나은행이 협업한 상품이라는 측면에서 '한국판 애플통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상품은 금융위원회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신규발급 계좌 한도를 50만좌로 제한했기 때문에 현재는 신규 가입이 중단한 상태다. 이달 21일부터 취급계좌 수를 100만좌 늘리고 한도는 금리 적용 한도 역시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증액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