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소재 중 하나로 주목받아온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이종구조에서 전도성을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발견했다. 웨어러블 기기나 신개념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반도체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주대는 이형우 교수(물리학과·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과) 연구팀과 엄기태 성균관대 연구교수, 김성규 세종대 교수가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이종구조에서 빛과 물을 활용해 전도성을 가역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다고 2일 밝혔다.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아 온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이종구조는 경계면에 형성되는 2차원 전자가스(2DEG)를 일반적인 전기장이 아닌 빛을 이용해 제어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2DEG는 극성·무극성 물질의 계면에 2차원(2D) 형태로 유도되는 전도성 전자다.
빛에 의해 증가 된 전도도가 빛이 꺼진 후에도 오랜 시간 유지된다는 점에서 지속적 광전도성(PPC) 특성이 매우 강하다는 사실도 보고됐다. 하지만 이런 특성은 빛으로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광반응성 메모리에 활용이 가능하나, 한번 증가된 전도성을 빠르게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실제 응용소자 개발의 난관으로 여겨져 왔다.
이형우 교수 연구팀은 단결정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이종구조 내 전자가스 전도도를 UV 빛(자외선)을 이용해 점진적으로 증가시키고, 더 나아가 표면 처리를 통해 변화된 전도도 원상 복귀를 입증해 냈다.
UV 노출 시간에 따라 전자가스의 지속적 광전도성 레벨이 단계적으로 증가하고, 이종구조 중 란타늄 알루미네이트(LaAlO3) 표면이 물에 노출될 경우 전도도는 처음 값으로 복원됐다.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이종구조의 전도성을 가역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은 것이다.
이형우 교수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란타늄 알루미네이트(LaAlO3) 표면이 물에 노출되면 표면에 붙어있던 수소 이온이 제거되고, 이는 경계면의 산소 공공(Oxygen vacancy) 결함의 이온상태에 변화를 유도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속적 광전도성 현상이 제거됨을 이론적·실험적으로 입증해 낸 것이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제안한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이종구조의 가역적 제어 기술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는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해당 물질이 투명하고 얇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하는 웨어러블 기기나 스마트 윈도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적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내용은 'LaAlO3/SrTiO3 이종구조 내 2차원 전자가스의 가역적 광 변환'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국제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7월호에 온라인 게재됐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