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는 심뇌혈관질환 지휘본부인 1000억원 규모의 국립심뇌혈관연구소 장성 설립이 확정돼 충북 오송 생명과학단지,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와 함께 국가 보건의료 기반산업의 3대 축을 완성하게 됐다고 1일 밝혔다.
심혈관질환은 중풍, 뇌졸중, 심근경색, 협심증 등으로 전세계 사망원인 1위다. 국내에선 암에 이어 심장질환이 2위, 뇌혈관질환이 4위를 차지하면서 고령화로 2015년 기준 사회·경제적 비용만 20조원에 달했다. 미국은 국립심폐혈액연구소, 일본은 국립순환기병센터 등 국가 차원의 연구기관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전담 연구·관리조직이 없었다.
도는 2007년부터 연구소 설립 타당성 연구용역, 토론회 등을 통해 그 당위성과 시급성을 중앙부처에 지속해서 건의했다. 도민 염원에 힘입어 2016년 '심뇌혈관질환관리법'이 제정됐고, 2018년 대통령 지역균형발전 공약사업에 포함됐다.
2020년 복지부가 국립심뇌혈관센터 설립 타당성 및 기본계획을 수립하며 윤곽이 드러났다. 2020년 질병관리청 이관 후 사업비가 증액되면서 원점 재검토 등 중대기로를 맞았지만, 지역사회의 요구와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질병관리청장 면담·건의가 잇따른 결과 사업타당성 재조사 등을 거쳐 지난 7월 16년 만에 연구소 설립이 확정됐다.
국립심뇌혈관연구소는 국가 연구기관으로 1001억원을 전액 국비로 추진하며 장성 남면 일원 약 1만9800㎡ 규모로 설립된다. 지난해 확보한 25억원으로 기본조사 설계 등을 완료하고 2024년 부지 매입과 조성공사를 본격 시작해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센터 설립지가 장성 나노산단으로 확정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질병관리청과 국립보건연구원이 있는 충북 오송은 생명과학단지로 국가연구기관이 밀집해 전남이 불리했다.
도는 장성 나노산단도 광주연구개발특구에 자리잡고 전남대병원, 조선대병원, 광주과학기술원, 전남나노바이오연구센터, 한국심뇌혈관스텐트연구소 등 연구기관 186곳이 집적해 연구시설과 연계·협업이 용이한 것을 강점으로 내세워 유치 결실을 봤다.
국립심뇌혈관연구소는 △국가 심뇌혈관질환 연구개발(R&D) 역량을 결집하는 지휘본부 △현안·미래 이슈에 대응할 혁신적인 연구 성과 창출 △연구 기반시설 구축 및 활용성 확대 등 국가자원의 공익적 가치를 높이는 국립 연구기관 역할을 하게 된다.
심뇌혈관질환 예방 관리체계를 구축해 관련 의료비 완화, 기초연구 역량 확보와 첨단 의료산업의 활성화가 기대된다. 초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심뇌혈관질환에 대한 국가적 예방관리, 대응 및 극복 연구를 전담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한국개발연구원의 용역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만2500여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고, 지역 대학과 병원, 기업과 협업으로 지역 활력 증진과 인구 유입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국립심뇌혈관연구소는 첨단 의료산업을 단계적으로 발전시킬 마중물로, 충북 오송 생명과학단지,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와 함께 의료산업을 견인하는 국가 보건의료 기반산업의 3대 축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의료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무안=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