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대학포럼]〈132〉소득분배 넘어 후생복지의 배분을 고려한 정책 필요하다

Photo Image
Equal and equilibrium concept

통계청은 가계동향조사 결과, 2023년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05만 4000원으로 나타났다고 지난 5월에 발표한 바 있다. 여기서 소득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07만 6000원으로 전년 동일한 분기 대비 3.2% 증가했고,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48만 3000원으로 동 분기 대비 6.0% 증가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날 통계청은 분기별 균등화 처분가능소득과 이것의 5분위 배율도 발표했는데, 전자는 다른 가구와 후생(복지)수준을 비교할 수 있도록 가구원 단위로 나눠준 소득을, 후자는 이것의 1분위와 5분위 간의 배율을 말한다고 설명한다.

가계동향조사의 분위별 소득이 주로 이목을 끌지만 정작 오늘 다루고자 하는 것은 소득분배를 따져보자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책의 목표를 이 소득분배라는 것에서 후생과 복지 그리고 그 넘어 국민체감으로 넓혀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자 한다.

실제 소득이라는 건 정책의 첫 단계일 뿐이다. 경제의 구조와 운영이 결과적으로 소득분배로 나타난 것이 가계동향조사를 통해 측정된 처분가능소득이나 그 5분위 배율이라고 하겠다. 이것이 정책의 첫 단계라는 건 경제운영의 기조가 소득분배를 개선하는데 노력을 다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걸 말하면서도 동시에 거기서 그쳐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가계조사결과는 여러 면에서 많은 정책 함의를 담고 있다. 우선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의 경우 가구주연령은 62세, 가구원수는 1.43명이다. 이 수치는 대개 1분위가 고령자 중심 1, 2인 가구가 많을 거라는 점을 보여준다. 차상위 분위와 소득배율도 1분위와 2분위 사이가 2.4로 가장 높다. 다시 말해, 1분위 소득가구는 재정적으로 매우 열악하며, 고령화라는 사회적 현상과 직접 연결되어 있으며, 공공의료·돌봄 같은 공공정책을 가장 시급히 필요로 한다는 점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소득 1분위의 소비지출도 주목해야 할 수치들이 많다. 이 소득 1분위 소비지출의 23.1%를 차지하는 것이 주거·수도·광열비이다. 이 수치는 2분위 19.4%, 3분위 15.2%, 4분위 11.7%, 5분위 10.0%로 낮아진다. 하지만 정작 지출액은 1분위 30만 5천원, 2분위 35만 3천원, 3분위 37만원, 4분위 40만원, 5분위 51만원으로 상대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이점은 보건비 항목까지 포함하면 더 심각해진다. 1분위는 주거·수도·광열비와 보건비 지출이 총지출의 37.1%나 되고, 소득 기준으로는 무려 45.5%를 이것에 지출하고 있다. 이렇게 1분위 가구는 복지나 후생을 논하기에 앞서 주거·수도·광열비와 의료·보건비를 대는데도 빠듯하다.

그리고 이것은 경제정책의 운영을 통해 소득분배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런 소득분배 개선만으로 복지와 후생 수준을 개선하는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소득분배 개선과 더불어 복지·후생의 분배를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한발 더 나아가 복지와 후생정책 만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드는데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사회와 시장의 불공정까지도 고심해야 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일일이 논증할 수 없을 만큼 이번 가계소득조사 결과는 많은 생각할 거리를 담고 있다. 이제 정책은 소득분배 따로, 후생·복지 정책 따로, 공정성 따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소득과 후생·복지의 더 바람직한 배분에 그쳐서도 안된다. 국민이 매일의 삶에서 경험하는 더 많은 것도 고려되어야 한다.

소득분배보다 한결 더 균등해진 후생·복지의 분배, 그리고 그런 후생·복지 분배보다 더 나은 삶을 체감하도록 하는 것, 이것이 국민이 체감하는 선진 복지국가를 위한 정책 아닐까 한다.

박재민 건국대 교수·ET대학포럼 좌장 jpark@konkuk.ac.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