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통신시장 파이 키울 신규 사업자 등장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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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수 한양대 교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새로운 사업자의 이동통신시장 진입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 방안을 내놨다. 정책 수립 배경으로 차별화된 차세대 네트워크 서비스 제공을 위해 28㎓ 대역 활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신시장 경쟁 구조 다변화가 요금, 마케팅, 품질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눈치다.

신규 사업자 유치를 위해 파격적 유인책도 내놓았다. 2018년 이통사가 28㎓를 할당받을 당시와 비교해 크게 낮은 최저 경쟁가격을 제안했고, 망 구축 의무 조건도 대폭 낮췄다. 유인책과 더불어 새로운 사업자가 전국 단위 또는 권역별로 주파수 할당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해 망 구축을 위한 지역 선택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러한 과기정통부의 정책 방안은 새로운 사업자의 시장 진입 문턱을 낮출 뿐만 아니라 부담해야 할 비용을 줄여준다. 사업자가 원하는 지역을 선택해 투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통신시장 판도 조정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정부 산업 정책은 자원을 최적으로 분배, 가장 바람직한 산업 구조를 형성하려 한다. 소비자 후생 증대뿐만 아니라 고도의 경제 성장 달성과 기술 혁신 등 다양한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도다. 신규 사업자의 통신시장 진입을 유인하기 위한 정책 방안은 산업 정책 차원에서 긍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나 정책 목표의 효과적 달성을 위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이통 3사가 28㎓ 대역을 반납하게 된 이유는 해당 대역에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따라서 28㎓ 대역 용도를 고려할 때, 일반 소비자의 후생 증대를 위해 새로운 사업자는 상당한 수준의 비즈니스 혁신 능력을 갖춰야만 한다. 이를 통해 기존 이통사와 이미 포화된 시장에서 가입자 유치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통신시장 규모를 키울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 지를 검증할 수 있도록 주파수 할당 계획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가장 낮은 비용으로 생산 요소를 투입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려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새로운 사업자가 일정 지역에서 주파수를 할당받고 나머지 지역에서는 로밍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할 경우 품질 경쟁 등 소비자 후생 증대라는 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도 있다.

또한 새로운 사업자 시장 진입을 용이하게 하는 차원에서 비용 부담을 완화한 것이 자칫 소비자 후생 극대화를 위한 적극적 인프라 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에 소홀해도 된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도 있어 이러한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 설계가 필요하다.

그동안 새로운 이통사의 시장 진입을 위해 많은 노력이 있어왔으나 여러가지 어려움으로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따라서 새로운 사업자에 대한 주파수 할당이 경매를 통해 이뤄지지 않고 대가 산정에 의해 이뤄질 수도 있다. 이 경우 중요한 생산 요소인 주파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가장 적합한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주파수를 대신할 여타 투입물 규모 증가에 기인한 한계 가치를 주파수 경제성으로 인식하는 기회비용 방식 등을 고려한다면 현재 제안된 최저경쟁가격이 낮지는 않은지 등에 대한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새로운 사업자의 시장 진입으로 인한 경쟁 활성화가 중요한 정책 목표 중 하나여야 함은 분명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주파수의 주인인 소비자의 편익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소비자 후생 증가에 새로운 사업자에 대한 주파수 할당이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 새롭게 통신시장에 진입하는 사업자가 통신 생태계 참여자들의 동반 체력 하락을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통신시장의 규모를 혁신적으로 확대할 수 있어 주파수에 대한 권리와 책임을 다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minsooshin@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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