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를 만난다. 민주당 계파 갈등의 중심에 섰던 두 사람이 이번 회동을 계기로 당내 화합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 측은 10일 “이 대표가 11일 저녁 이 전 대표와 만찬회동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번 회동은 비공개로 진행한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 김대중(DJ)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시작으로 약 2주 동안 귀국인사 행보를 펼쳐왔다. 특히 지난 5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고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나기도 했다.
둘은 이번 회동을 통해 다양한 정치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전망된다. 친명(친 이재명)계 일각에서는 이번 회동을 계기로 비명(비 이재명)계가 결집해 오히려 갈등이 폭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는 모양새다. 지난 전당대회 이후 두 진영의 갈등이 꾸준히 이어진 데다 이른바 방탄 논란으로 불거진 '체포동의안 처리'와 김남국 의원의 코인 의혹 등으로 이 대표에 대한 리더십에 물음표가 붙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비명계 모두를 '친낙(친 이낙연)'으로 분류하기 어려운데다 친낙이 당내 주류가 아닌 탓에 이낙연 전 대표의 정치적 활동 반경이 상대적으로 좁다는 해석도 있다. 현재 구도에서는 이 전 대표가 비명계의 상징이 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결국 두 사람은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과 '민주주의 위기' 등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결론을 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당의 단합과 윤 정부의 견제를 위해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의 역할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회담이 이뤄질 전망이다.
당 혁신 방향 등과 관련한 논의가 오갈지도 주목된다. 이 전 대표가 귀국 이후 당 혁신과 관련해 쓴소리를 해온 만큼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일 광주에서 “민주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이뤄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필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을 만났던 지난 5일에도 “나라 걱정, 민주당 걱정을 포함해 여러 말씀을 나눴다”고 말한 바 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