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면담을 시작으로 서방과의 다자 외교를 본격화한다. 윤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을 촉구하는 한편 공급망 강화를 위한 '세일즈 외교'에도 집중한다.
대통령전용기(공군1호기)를 통해 10일 밤 리투아니아 빌뉴스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11~12일 이뤄질 나토 정상회의와 나토의 아시아태평양지역 협력 4개국(AP4) 정상회의, 양자 회담 등을 준비했다.
윤 대통령은 11일 노르웨이와 네덜란드, 뉴질랜드, 헝가리, 루마니아, 스웨덴, 에스토니아, 슬로바키아, 핀란드, 리투아니아 등 10여개국 정상과 회담을 갖고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촉구할 예정이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이 주최하는 나토 동맹국 및 파트너국 대상 만찬에도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출국 전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금은 북한의 핵 개발 의지보다 북한의 핵을 저지하려는 국제사회의 의지가 더 강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강력한 힘과 억제력을 통한 평화가 가장 확실하고 믿을 수 있는 평화”라면서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는 북한 핵,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를 막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도 역할을 예고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그간 우크라이나에 다양한 형태의 인도적, 재정적 지원을 펴왔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따라 지뢰제거장비, 구급차량 등의 물자지원도 추진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카호우카댐 복구지원도 실시한 바 있다”며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자유수호를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계속 필요한 역할을 해나갈 것이다. 또한 앞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후 조속한 평화 회복과 재건에 필요한 다각적인 지원 방안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방산, 원전을 비롯해 첨단산업 공급망 협력 강화 등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의 역할도 함께 한다. 또 나토와 비확산, 사이버 등 11개 분야에서 양측간 협력을 제도화하기 위한 새로운 양자 협력문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한일정상회담도 갖는다. 기시다 총리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 윤 대통령에게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과의 접견은 물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담 중 다양한 계기에 바이든 대통령과 대화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출국 전 한덕수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집중호우 피해 예방을 위해 “과도할 정도로 선제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