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MNO)와 알뜰폰(MVNO) 등 통신업계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 로밍 프로모션 경쟁에 나섰다. 정부의 로밍요금 인하 기조에 맞춰 이통사가 관련 혜택을 확대하면서 알뜰폰도 최저가 보상제 등 가격 경쟁력으로 맞불을 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매장에 방문한 고객을 대상으로 내달 말까지 사용할 수 있는 음성 로밍 5500원 할인권을 제공한다. 초당 1.98원 음성 로밍요금이 적용되는 전세계 45개국에서 약 46분 동안 무료 통화할 수 있다. 데이터 로밍 이벤트를 공유한 고객에게는 3300원 할인권을 준다. KT는 지난 3월에도 해외여행 수요에 대응해 하루 단위 로밍 요금제(1만1000원) 데이터 제공량을 기존 300MB에서 400MB로 늘렸다.
앞서 SK텔레콤은 12월 28일까지 진행하는 가족로밍 프로모션을 선보였다. 로밍 요금제 가입한 가족 1명이 3000원만 추가하면 온 가족이 함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4만2000원짜리 데이터 6GB 로밍 상품을 가족 3명이서 나눠쓸 경우 1인당 요금 부담은 1만4000원으로 낮아진다. LG유플러스 역시 20대 청년요금제 고객 대상으로 8월까지 로밍 상품을 50% 할인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전체 고객 대상으로도 로밍 프로모션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가계통신비 절감 일환으로 추진하는 로밍 요금 인하 정책에 이통3사가 적극 동참하는 모양새다. 특히 알뜰폰과 가입자 확보 경쟁이 격화된 상황에서 휴가철 로밍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계산이다.
알뜰폰 업계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차별화 프로모션으로 맞선다. 카카오 알뜰폰 계열사 스테이지파이브는 로밍 요금 최저가 보상제를 준비 중이다. 타사 로밍 요금이 자사 요금제보다 저렴할 경우 차액을 보상해주는 제도다. 회사 측은 “현재 세부 정책을 조율하는 단계”라며 “마케팅 플랜이 결정되는 대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테이지파이브는 베트남 현지 통신사와 직접 제휴해 속도제어(Qos) 없는 무제한 데이터 로밍 상품도 출시했다. 이통3사와 비교해 최대 88% 저렴한 가격을 앞세웠다. 베트남에 이어 일본에서도 서비스 제휴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케이블텔레콤 알뜰폰 티플러스도 e심 데이터로밍 브랜드 '티플로'를 출시하고 최저가 상품을 내놓는 등 알뜰폰 시장에 로밍 프로모션 경쟁이 불붙는 양상이다.
지난달 알뜰폰으로 번호이동 건수는 전월대비 8.9% 줄어든 2만5781건으로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가 청년요금제, 온라인 다이렉트 요금제를 강화하며 고객 유치전을 펼치는 만큼, 휴가철을 앞두고 이통사와 알뜰폰간 치열한 로밍 프로모션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