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자동차·휴대폰·금융·통신 등 대기업 지배…“10년간 독과점 고착화”

Photo Image

반도체·자동차·휴대폰·은행·보험·무선통신 등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산업에 대한 대기업 독과점 현상이 지난 10년간 고착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과점산업의 공정경쟁을 활성화하고 사업자들의 경쟁제한과 소비자권익 침해행위에도 선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통계청 ‘2020년 경제총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 산업 전반의 독과점현황 등 시장구조를 조사했다고 25일 밝혔다.

광업·제조업 분야의 독과점 정도는 지난 10년간 소폭 완화되었으나 최근 들어 큰 변화 없이 유지 중이다. 상위 3개사 시장점유율 합계는 2010년 43.9%에서 2017년 41%대로 떨어진 이후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독과점은 1개사 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3개사 점유율 합계가 75% 이상인 경우다.

독과점구조가 유지된 산업은 반도체·자동차·휴대폰 제조업 등 51개 업종으로 그 외 산업에 비해 시장집중도, 평균출하액, 내수집중도가 높지만 연구개발(R&D) 비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자동차 등 중 36개 산업은 상위기업들의 구성과 순위가 10년 넘게 변화없이 유지돼 독과점 정도가 고착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부분 대규모 장치 산업으로 신규경쟁자의 진입이 어렵고 소수 기업의 시장 장악이 두드러진 분야이다.

광업·제조업 출하액 중 대규모기업집단 비율이 45.9%를 차지했으며, 상위 5대 기업집단이 차지하는 비율(29.5%)이 6~71대 기업집단 전체 비율(16.4%)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서비스업 분야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독과점 정도가 완화되면서 경쟁이 활성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3사 과점은 2010년 26.5%에서 2015년 23.8%, 2020년 21.8%로 하락했으며, 3사 점유율이 20% 미만인 산업의 비중이 63.9%로 광업·제조업(20.8%)보다 경쟁적인 시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서비스업 매출액 중 1~4위 규모를 차지하는 은행·보험업 등 금융 분야의 시장집중도는 5년 전보다 오히려 높아지는 등 경쟁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무선·위성통신업의 경우는 3사 점유율이 90.9%에 달하는 등 37개 산업은 상위기업으로의 쏠림현상이 심한 독과점산업으로 파악됐다.

독과점산업의 경쟁 활성화하고, 사업자들의 경쟁제한, 소비자권익 침해행위에도 엄정히 대응해 국민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는 “반도체 분야는 장기 공급계약 강제 등 불공정행위를 중점 점검하고 자동차는 완성차업체를 중심으로 수직계열화 구조가 견고하게 유지된 자동차 부품시장 경쟁 촉진을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 중”이라면서 “은행·카드사의 약관을 점검해 불공정 조항에 대해 금융위에 시정을 요청하고, 휴대폰 유통시장 경쟁촉진을 위해 시장을 분석하고 관련부처와 함께 알뜰폰 사업자의 사업기반 강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