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지역경제 플랫폼으로서 방향을 재정립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헬로비전, SK브로드밴드, HCN 등 케이블TV가 지역채널 커머스로 활로를 모색한다. 조직개편·인력확충·지역채널 커머스 방송 정례화 등 사업 본격화 기틀을 다지고 있다.
지역채널 커머스 사업 규제 샌드박스 적용 기간이 연장됨에 따라 사업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 미디어가 지역성 증진에 이바지할 수 있게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LG헬로비전은 지역채널 커머스 관련 조직을 지난해 2개 팀에서 올해 3개 팀으로 확대했다. 사업 및 상품 기획, TV·온라인몰 운영 등 기능을 좀 더 세분화했다는 설명이다. 지역채널 커머스 전문 인력도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HCN은 지역채널 커머스 사업을 태스크포스(TF) 형태로 운영해오다 정규 조직으로 개편했다. 해당 조직은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는 지역채널 커머스 방향성을 유지하면서 HCN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시도할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4월부터 지역채널 커머스를 정규 편성했다. 지난해까지는 지역채널 커머스를 비정기적으로 편성했다. SK브로드밴드는 하반기부터 지역채널 커머스 사업을 본격 확대할 예정이다.
케이블TV는 2021년 6월 정보통신기술(ICT) 실증특례를 받아 지역채널 커머스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실증특례 기간을 오는 2025년 6월까지 2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결정에는 지역 채널을 이용한 커머스 방송은 다른 커머스와 차별성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 TV홈쇼핑 진출이 어려운 지역 농가나 상인, 영세기업 등에서 생산한 상품을 판매하는데, 이는 TV홈쇼핑 사업자가 다루기 어려운 영역이다. 입점 수수료도 3분의 1 수준이다.
지역채널 커머스가 지역경제 활성화 등 공익성을 증진할 것으로 보고 현재의 사업 지속성을 위한 여건 개선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증특례 상 케이블TV는 정부·지자체 소비촉진행사나 축제 등과 연계, 하루 최대 3시간 동안 3회 이내로 커머스방송을 편성할 수 있다. TV 시청 메인 프라임 시간대에는 편성할 수 없고 지방자치단체 추천을 받아 연 매출 4억원 이하 소상공인과 지역농어민 상품만 판매할 수 있다.
김용희 동국대 교수는 “편성시간 3시간 3회 이내 규제를 6시간으로 확대하고, 참여할 수 있는 소상공인이나 지역농어민 매출 규모도 소폭 늘려주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정부 규제 개선뿐 아니라 케이블TV 사업자, 지역 이해관계자들의 지속적인 투자도 필요하다. 플랫폼과 결제 및 배송 시스템 같은 거래 환경 구축이 요구된다.
김 교수는 “현재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역 경제 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지역 채널 커머스와 연동되는 애플리케이션(앱), 쇼핑몰, 결제 시스템 등을 개발하는데 민관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