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자재유통 시장은 300조원 규모에 달하지만 산업 성숙도는 초기 단계에 불과합니다. 산업 규모에 비춰 괴리감이 큽니다. 선진화를 위해선 명확한 정의와 관리, 지원이 체계화돼야 합니다.”
양송화 한국식자재유통협회장은 국내 식자재유통 산업 규모에 맞는 선진화된 체계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식자재유통은 음식점이나 급식소 등 외식업체에 식재료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외식시장이 커지면서 식자재유통도 성장하고 있지만 기업화 수준은 10% 정도다. 개인이나 중소유통업체가 대부분이다.
한국식자재유통협회는 2017년 출범했다. 양 협회장은 국내 대기업 식자재사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2011년 미국식자재유통협회(IFDA) 한국지사를 세웠고 이후 협회를 공식 설립했다. IFDA 한국지사는 한국식자재유통협회에 흡수 통합됐다.
협회에는 현재 25개 회원사가 있다. 협회 출범 당시 식품안전처 인가를 받았고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 인가도 취득했다. 양 협회장은 “식품 산업 전반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려면 안전관리, 산업화, 표준화, 규모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유통 과정을 줄인다면 외식업체는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갖추고 최종 소비자 역시 영향을 받게된다”고 설명했다.
식자재유통 구조는 크게 산지-보관·가공-유통-사업장으로 나뉜다. 국내는 산지에서 우수농산물인증제도(GAP)와 보관·가공 과정에서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을 두고 있다. 반면 미국의 경우 이 과정에서 GAP와 HACCP, 우수제조관리기준(GMP), 국제식품안전협회(GFSI)까지 받는다.
그는 “미국은 민간 인증프로그램이 정착됐고 2016년 현대화법 제정을 통해 식품 안전관리 수준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국가적인 어젠다로 접근해야 안정적인 구조가 마련되고 경쟁력있는 식자재로 수출도 확대하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통계를 내고 혁신과제를 선정한다. 현재는 산지 직거래 모델 구축과 공동구매·구매대행, 해외 수출지원, 식자재 플랫폼 ‘식팀장’ 등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 협회는 관련법 제정과 인증프로그램 마련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식자재유통산업진흥발전법안 제정이 시급하다는게 양 협회장의 주장이다. 식자재유통산업 범주에 품목만 1만개 이상인데 이를 아우르는 명확한 정의부터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 시장은 중소유통사나 개인사업자가 대부분인데 이들을 교육하거나 관리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대부분 사업자가 도매업으로 등록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식품안전 사고가 발생하면 이를 추적하거나 관리할 수 없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양 협회장은 “올해는 식자재유통진흥발전법에 대한 필요성을 정부나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고 식품안전인증사업을 통해 안전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