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부터 피씨엔을 10개 사업부장이 각 사업부를 책임지는 유연하고 민첩한 조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큰 사업부는 50명 되는 곳도 있고 작은 두세명인 사업부도 있습니다. 시대에 앞서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기술(IT)에 맞춘 변화입니다. ”
송광헌 피씨엔 대표는 지난 2018년부터 피씨엔 3.0을 진행중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1999년 창업하며 빠르게 규모를 키워오면서 더 이상 무거운 조직으로 시대 변화를 이끌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면서 사업부장이 권한과 책임을 갖고 사업부를 운영중이라고 했다.
송 대표는 “전통 자동차회사가 핵심 자산인 엔진을 버리지 못해 전기차 시대 진입에 뒤처지는 것처럼 변신하지 않으면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피씨엔 3.0을 전개한 이유라고 했다.
예측은 적중했다. 이후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비대면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메타버스, 빅데이터, 생성형 인공지능(AI)가 부상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피씨엔의 역할이 커졌다.
실적도 빠르게 개선됐다. 2019년 128억원이던 매출은 2020년 167억원, 2021년 243억, 지난해 263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올해는 300억원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지난달 수주한 메타버스 선도 프로젝트 신규과제다. 경남 테크노파크(TP) 주관으로 경남 사천의 항공산업단지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확장현실(XR) 디바이스 등을 활용한 비대면 협업 및 실시간 원격 대응 등 메타버스 제조혁신 서비스 구축이 목적이다. 피씨엔은 여기서 항공산업단지 메타버스 협업 플랫폼 개발을 담당한다. 지난 4월에는 2023년 국방 ICT R&D 공모 과제 중 메타버스 XR 핵심기술 개발인 ‘메타버스 기반 우주물체 궤도 정보 가시화 및 연동 기술 개발’ 과제에 최종 선정됐다. 피씨엔은 우주 공간에 존재하는 많은 우주물체에 대한 위험을 모니터링하고 예측해 사전에 대응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한다. 그간 회사가 디지털트윈·빅데이터 등 신기술 확보에 빠르게 축적하면서 이뤄낸 성과다.
디지털콘텐츠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피씨엔은 지난해 사옥 1층에 갤러리를 설치했다. 아트인사이드다. 이우환, 김창열, 윤형근, 박서보, 전광영, 이배, 오치균, 김동유, 캐서린번하드, 조디커윅, 에드가 플랜스, 요시 모토나라 등 대가들의 유명 작품과 신진작가 작품을 아울러 볼 수 있는 곳이다. 나아가 피씨엔은 디지털과 결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메타버스 기술을 미술 등 콘텐츠에 접목해 작품을 알리는 비즈니스 플랫폼 사업을 선도할 수 있겠다는 복안에서다.
송 대표는 “한양도성 프로젝트에서 메타버스와 오프라인 양쪽으로 접근한 사례가 있었다”면서 “접근 방법을 다양하게 시도하면서 시대 흐름과 기술에 조금 더 유연성을 두고 접근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오프라인 중 하나를 고집하기 보다 기술과 시대흐름을 잘 반영할 수 있도록 조직도 기술도 흐름을 반영할 수 있게 유연하게 시장친화적으로 움직이겠다고 했다.
한국상용소프트웨어협회 회장으로서 말도 잊지 않았다.
송 대표는 “국내 상용 SW 산업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고 최고 기술을 갖춘 솔루션 기업이 대거 포진했다”면서 “미국 우주산업이 정부와 미항공우주국(NASA) 지원으로 지금에 이르렀듯, 국내 SW 산업이 지속 발전할 수 있게 정부의 많은 도움을 바란다”고 밝혔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