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이었다. 국회에서 ‘카풀 대타협 기구’가 진통 끝에 오전·오후 출퇴근 시간대에 하루 총 4시간씩 카풀을 할 수 있게 허용했다. 오전 7~9시, 오후 6~8시 총 4시간이지만, 주말과 공휴일은 제외였다. 이 합의에는 카카오모빌리티 등 택시이익 4단체, 국토교통부가 참여했다. 대타협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카풀을 제공하던 몇몇 회사는 사라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플러스를 제외하고 카풀을 접었다.
그해 10월에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타다 영업을 금지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혁신이 무너진 2019년이었다. 이 법은 일명 ‘타다 금지법’으로 불렸다. 그해 12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상임위를, 21대 총선을 한 달 앞둔 2020년 3월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은 기존 예외 허용범위를 관광 목적이거나 대여시간 6시간 이상, 대여·반납 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인 경우로 대폭 축소했다. 타다는 개정 여객자동차법이 허용하는 운송·가맹·중개사업 범위 내에서 ‘타다 라이트’ 등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몇 년 후 코로나19로 발생한 수입 저하 등으로 심야택시가 급감하고 국민은 불편을 겪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2019년 말 10만2320명이었던 법인 택시 운전자는 지난 3월 기준 7만1066명으로 감소했다. 택시 잡기 어려워진 이유다. 택시대란이 발생하며 손해를 본건 결국 국민이다.
그 사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우버는 미국에서 자율주행자동차, 개인용 비행체(PAV) 등을 계획하고 있다. 동남아의 그랩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고 딜리버리, 금융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비대면 진료 역시 ‘타다 사태’와 다르지 않다. 수많은 의료법 규제에 가로막혀 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허용됐지만 현재는 사업이 하루아침에 뒤바뀌었다. 환자와 의료진 혼란은 당연한 일이다. 보건복지부는 초·재진 범위를 안내했지만, 현장에선 혼란스럽다. 플랫폼업체는 환자 개인정보를 열람할 권리가 없어 재진환자인지 알 지 못한다. 의료기관은 ‘진료 접수-시범사업 대상 여부 확인-진료 취소’를 반복한다. 재진환자 여부를 알아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현재 운영되는 방안이 ‘최종안’이 아닌 ‘시범사업’ 이란 것이다. 그나마 ‘타다 금지법’처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대면 진료는 현장의 혼란에 대응하며 개선될 여지가 있다. 플랫폼 업체도 ‘다 죽으라는 것이냐’는 강경 목소리만 낼 것이 아니다. 시범사업이 우선 시작된 만큼 적응해 운영하고, 현장 건의사항이 있으면 정부에 지속 전달해야 한다. 정부 역시 이런 건의에 신속히 대응하고, 의료계·환자·약사업계·플랫폼 업계 등 모두의 이야기를 듣고 개선해야 한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