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TP 리뷰1]‘낭만닥터 김사부’는 AI를 넘어설 수 있을까?

최근 시즌3로 돌아온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가 연일 화제다. 지방의 초라한 돌담병원 의사인 김사부는 신속한 판단력과 대담함 그리고 타고난 수술 솜씨를 통해, 도저히 치료가 불가능해 보이는 환자들을 연일 살려내며 시청자들의 마음에 깊은 감동을 전한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전 산업이 변화하는 가운데, 문뜩 의료영역도 AI가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곤 한다.

게다가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AI ‘챗GPT’가 미국 의사면허 시험(USMLE)에 합격했다는 소식은 우리 상상이 현실로 다가온 것만 같은 설렘을 준다.

실제 AI 의사가 등장한다면, 언제 어디서든 김사부와 같은 명의(名醫)에게 진단받고 치료받을 수 있는 진정한 ‘평등의료’가 실현되는 사회가 도래하는 걸까. 가까운 미래에 AI가 변화시킬 의료환경과 첨단기술에 대해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미 우리 곁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의료용 AI

글로벌 리서치 전문기관인 스태티스타는 전 세계 의료용 AI 시장 규모는 2021년에 약 110억달러를 기록했으며, 2030년까지 연평균 37% 성장해 약 18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AI 분야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양질의 빅데이터를 수집 및 구축하는 과정이다. 의료분야는 이미 오래전부터 수많은 진료기록을 토대로 정형화된 환자 의료 데이터를 축적했으며, AI 알고리즘 및 하드웨어 성능이 고도화됨에 따라 어떤 분야보다 먼저 AI 기술을 개발 및 도입하기 시작했다.

특히 자연어 처리, 영상 분석 등을 통해 환자를 진단하는 영역에서 가장 먼저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모든 임상 기록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는 인간 의사와 달리, 환자 문진표, 컴퓨터단층영상(CT) 등 데이터화된 모든 의료기록을 학습한 AI는 인간 의사를 능가하는 정확도와 신속성을 보여준다.

2022년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된 의료용 AI와 전문의 간 골절 진단 정확도 비교 연구 논문에 따르면, 전문의의 교차 진단 정확도는 77.5%에 그친 반면, 의료용 AI는 92%로 무려 19%가 높게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의료용 AI는 합성곱 신경망(CNN), 순환 신경망(RNN) 등 딥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영상 데이터의 영역 분할 및 비정상 영역 모델링을 통한 질환 검출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를 응용해 단순 골절 외에도 위암, 충수염, 치매 등 여러 복합질환까지 진단하는 AI 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며 진단을 넘어 예방, 치료 분야까지 활용범위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가상현실(VR) 환자·병원 환경 조성을 통해 가상수술까지 가능한 기술이 등장하면서, 의료분야에서 AI 기술이 인류의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마저 맴돌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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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폐 엑스레이(왼쪽), AI 소프트웨어 기반 폐경화 병변을 검출한 결과(오른쪽) 출처: 루닛(Lunit)

◇아직은 보조적인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

의료용 AI 기술 도입으로 임상 진료에 있어 실수가 줄어들고 효율이 높아졌으며, 과도한 시간과 단순 반복적인 노력이 필요한 일이 감소해 의료인들이 더 복잡한 진료 행위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직 의료 산업 내에서 AI 기술은 보조적인 역할에 그치고 있으며, 우리가 상상하는 것과 같은 의료인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AI 기술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의료는 생명을 다루는 분야이기에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으며, 만약 AI로 인해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결과에 따른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문제가 있다.

또 잘못된 데이터 학습으로 인해 사실이 아닌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얘기하는 ‘할루시네이션’ 현상, 그리고 AI가 어떠한 데이터와 내용을 근거로 의사결정 했는지 알 수 없는 ‘블랙박스’ 현상 등 의료분야에서 AI를 주체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해결돼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AI가 의사를 완벽하게 대체하는 미래가 올까?

의료라는 행위는 단순히 기술의 영역을 넘어 한편의 종합예술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환자와 의료인 간의 교감, 신체·정서적 안정 등 현재 AI 기술만으로 대체하지 못하는 수많은 행위가 결집돼 있다.

물론 단순히 증상을 듣고 약을 처방하거나 가이드라인에 근거해 기계적으로 환자를 보는 형식의 진료는 AI 기술로 인해 완벽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에는 의사들이 하는 역할에 큰 변화가 찾아올 것이며, AI 기술을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보완·상생하는 길로 접어들게 될 것이다.

최근 전 세계는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양질의 의료 데이터와 고도화된 AI를 기반으로 한 혁신적 의료 AI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정부를 주도로 대형병원 25곳이 참여해 한국형 의료 AI ‘닥터앤서(Dr. Answer)’를 개발하는 등 차세대 의료 서비스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훗날 낭만닥터 김사부에 버금가는 AI 의사가 우리 곁을 지켜주는 때가 오지 않을까 기대되는 바다.

김도현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동향분석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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