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 "Be the '갠지' 스윙!"…'갠지 골프' 박성식 프로의 'A to 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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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갠지골프' 박성식 프로

유튜브에서 '핫'하게 떠오르는 프로 골퍼가 있다. 깨알 같은 영어와 함께 흥과 끼를 모두 갖춘 박성식 프로가 그 주인공이다. "Be the '갠지'"를 외치며 유쾌함 에너지로 주변을 물들이는 사람. 박성식 프로를 만났다.

◆ 캐나다로의 이민, 그리고 골프

엄혹했던 IMF 시절, 부모님과 함께 캐나다로 떠난 박성식 프로는 그곳에서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했다. 어릴 적 골프를 즐겼던 아버지를 따라 아이스크림 퍼팅 내기를 곧잘 했던 한 꼬마는 캐나다에서 골프를 제대로 만났다.

처음부터 골프 선수를 꿈꿨던 것은 아니었다. 방과 후 취미로 시작한 골프는 어느새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됐고, 자연스레 주위 사람들로부터 '소질'이 있단 얘기를 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가게 된 캐나다 골프 협회 주니어 시합. 박 프로는 열 개 대회 중 예닐곱 개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맥켄지 휴즈(Mackenzie Hughes), 코리 코너스(Corey Conners) 등 지금은 PGA를 호령하는 친구들도 그 시절 박성식 프로의 앞을 가로막을 수는 없었다.

그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전 세계 톱 100 교습가로 꼽히는 것은 물론 내로라하는 골프 스타들의 코치인 션 폴리(Sean Foley)가 주인공이다. 박성식 프로는 션 폴리 코치의 지도 아래 골프에 대한 꿈을 무럭무럭 키워갔다.

◆ 뜻하지 않았던 나의 나라 한국으로

중학교 시절 박성식 프로는 다시 한국 땅을 밟아야 했다. 캐나다에서 자라온, 그리고 이미 국적도 캐나다로 바뀐 박 프로에게 한국 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게다가 본격적으로 골프를 하기엔 한국과 캐나다는 환경이 너무나도 달랐다.

잠시 연희동 소재의 서울외국인학교를 다니던 박성식 프로는 결국 학교를 그만두고 골프 외길로 들어서게 된다. 학업과 대회 출전을 병행하면서 썩 괜찮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지만, 세계를 향한 도전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처음 한국에 돌아왔을 때는 말도 잘 하지 못했고, 한글도 제대로 쓰지 못했어요. 그런 상황에서 공부와 골프를 함께 하려다보니 연습량도 다른 친구들에 비해 부족하고 스스로 많이 지치기도 했죠. 그래서 학업을 포기하게 됐어요."

이왕 운동을 할 거면 세계적인 자리로 가야 한다는 박성식 프로의 신념과 함께 그의 발걸음은 국제무대로 향했다. 애리조나부터 플로리다, 라스베이거스까지. 미주 투어는 물론 아시아 투어까지 병행했다. 착실히 자신의 가치를 빚어가던 박성식 프로는 원아시아투어 큐스쿨에선 대기 1번으로 성적을 끌어올리기도 했고, KPGA 참가 자격까지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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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갠지골프' 박성식 프로

◆ 슬럼프, 입스(YIPS), 그리고 좌절의 순간들

쉼 없이 세계를 누비던 박성식 프로. 하지만 성적과는 별개로 그는 조금씩 지쳐가고 있었다.

"20대 중반이 되면서 성적에 대한 압박이 정말 심했고, 계속 돌아다니는 것이 힘들었어요. 그러다 만나게 된 게 퍼터 입스였죠. 평소 티샷이나 아이언샷은 좋은데 퍼터로 시합을 많이 망쳤어요. 퍼팅을 할 때 그냥 눈을 감아버릴 정도로 정신적으로 힘들었습니다. 내 몸이 아닌 느낌이랄까요. 숏 퍼팅을 남겨두고서도 그냥 내 차례가 돌아오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였어요."

그렇게 박성식 프로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다잡았던 클럽을 잠시 놓게 된다. 골프와 함께한 20년의 세월을 스스로 놓아버리게 됐던 것. 캐나다로 다시 자리를 옮긴 박성식 프로는 그곳에서 다시 한번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1년 동안 캐나다에서 먹고 살기 위해 온갖 일을 다 했던 것 같아요. 할 줄 아는 거라곤 골프밖에 없었잖아요. 불판 닦이부터 웨이터까지 거의 쓰리 잡을 하면서 생활했어요. 몸을 힘들게 하면서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아요."

치열했던 그의 1년은 오히려 자양분이 됐다. 개인 운동인 골프를 하면서 사회성이 부족했다는 박 프로는 그 시절 음식점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느껴봤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 골프에 대한 무엇인가가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겪어보지 못했던 세상을 그 때 처음 만났던 것 같아요. 나름 귀하게 컸는데 직업만으로 나를 무시하는 사람들을 만났거든요. 이게 현실이구나라는 충격을 받았어요. 그러면서 제가 포기했던 골프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깨달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결심했죠. 골프 선수는 아니더라도 레슨으로 유명한 교습가가 되어보자는 다짐을요."

◆ 새로운 '갠지' 박성식, 다시 한국으로

스물일곱 살. 다시 한국 땅을 밟은 박성식 프로는 실내 연습장에서 월급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레슨을 시작하게 됐다. 그리고 그 안에서 해외와 한국과는 미묘하게 달랐던 교습 지점을 보고 느꼈으며, 자신만의 레슨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주니어 시절 해외에서 생황하면서 유명한 교습가들을 많이 만났어요. 골프에 대한 기초나 원리에 대해 예전부터 굉장히 과학적으로 레슨을 진행했거든요. 그냥 이렇게 쳐야 한다가 아니라 '왜' 그렇게 쳐야하는지를 알려주는 그런 레슨이요."

남들과는 똑같이 하면 안 되겠단 생각과 고민은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졌다. 자신만의 레슨을 진행하기 위해 과감히 독립을 선언한 것.

"제가 조금 더 가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또 괜찮은 사람이라는 인정을 받고 싶었어요. 그리고 스스로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란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라는 사람을 알리기 위해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고, 그게 마케팅이자 직업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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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갠지골프' 박성식 프로

◆ 유튜브의 세계, 그리고 나의 단짝 윤아마 씨

박성식 프로는 2020년 10월 동갑내기 친구이자 아마추어 골퍼인 일명 '윤아마' 윤상현 씨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다. 그것이 바로 '갠지골프' 채널이다. 제대로 된 골프 레슨 채널을 만들어보자고 손을 맞잡은 두 사람은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을 하듯 열정을 불태웠다.

"처음 윤아마 씨는 편집을 할 줄 모르는 편집자였어요.(웃음) 함께 계정을 만들고 핸드폰으로 첫 촬영할 때가 생각나네요. 막상 카메라 앞에서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 몰라 심지어 대본을 쓰고 외우기도 했어요. 돌아보면 정말 쉽지 않은 도전이었어요."

박성식 프로와 윤상현 씨는 고난 중에서도 서로 믿고 의지하는 사이로 깊이 발전했다. 누군가 포기했다면 쉽게 그만둘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두 사람은 결의를 더욱 다졌다.

"윤아마 씨가 없었다면 지금의 '갠지골프'도 없었겠죠. 항상 옆에서 응원해주고 지지해주는 소중한 친구예요. 한 번도 화를 낸 적이 없고요. 그 친구가 있었기에 지금까지 버텨온 거라 생각해요. 그리고 중요한 점! 윤아마 씨의 골프 실력과 함께 영상 실력도 엄청 늘었거든요.(웃음) 지금은 제가 원하는 방향과 감각을 가장 잘 맞춰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박성식 프로와 함께 레슨 영상의 주인공이기도 한 윤상현 씨는 골프가 일취월장했다고. 영상을 편집하면서 자신의 영상을 수십 번 돌려보면서 자연스럽게 원리를 체득했고, 이른바 '백돌이'였던 필드 스코어는 '갠지골프'를 시작한지 3년 만에 '싱글'로 진입했다는 귀띔이다.

◆ Be the '갠지'! '갠지골프'

'갠지골프'의 매력은 박성식 프로의 때로는 진지하면서도, 때로는 웃음을 안기는 특별한 예능감이다. 어설픈 한국어 실수와 이를 만회하는 유창한 영어는 예능과 다큐를 오가며 '갠지골프'만의 감칠맛으로 작용한다.

"너무 선생님 같은 느낌의 레슨은 하고 싶지 않았어요. 조금 더 흥과 텐션을 올리는 레슨이 어떨까 했거든요. 재미도 있고 신뢰까지 주는, 그런 '갠지골프'만의 매력을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유튜브 뿐만이 아니다. 오프라인에서도 박성식 프로의 레슨은 '소통'이 포인트다.

"레슨을 무작정 잘하는 사람보다는 공감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소위 말해 레슨을 잘하는 프로님들도 만나봤지만, 나의 심리를 잘 다독여주고 진심으로 나를 대해주는 사람이 베스트였거든요. 저를 만남으로서 골프를 조금이라도 더 즐겁게 잘 칠 수 있는 진정성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아직 어린 나이지만, 여러 경험을 하면서 돈은 결국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되요. 돈에 쫓기는 것보단 사람들과 소중한 시간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친하게 소통하게 재미있게 레슨을 하면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시간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다면 박성식 프로의 목표는 무엇일까. 끝으로 박 프로는 특별한 계획 한 가지를 공개했다. 그리고 그의 눈은 어느 때보다 반짝이고 있었다.

"'갠지골프'와 함께하는 아마추어 대회를 한 번 열고 깊어요. 아마추어 분들은 일반적인 라운드나 가벼운 내기 골프는 즐기시는데 대회의 긴장감을 느끼시는 경우는 별로 없잖아요. 돈으로 살 수 없는 긴장감과 함께 한 타, 한 타의 소중함. 그리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경험을 안겨드리고 싶습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금준 기자 (auru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