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이 향후 반도체 전체 영역을 아우르는 연구·산업을 이끌 인력 양성 기반을 마련했다. 각계의 지원, 산업계 협력 등에 힘입어 반도체 기술 혁신을 이끌 고급 석·박사 인재 양성에 나선다.
KAIST는 ‘반도체공학대학원(원장 최성율)’과 ‘인공지능반도체대학원(원장 유회준)’을 설립해 이번 가을학기부터 석·박사과정 교육에 나선다.
KAIST는 정부 사업 지원을 받아 이들 대학원을 설립할 수 있었다. 반도체공학대학원은 산업통상자원부 ‘반도체특성화대학원 사업’, 인공지능반도체대학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반도체 고급인재 양성사업’에 힘입었다.
이들 사업은 3곳 대학을 선정해 연간 30억원을 지원하는데, 두 사업 지원을 모두 받는 곳은 KAIST가 유일하다.
이는 KAIST가 그동안 거둔 성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KAIST에 따르면 이들은 최근 국제전자소자학회(IEDM)를 비롯한 반도체소자 최우수학술대회 논문 발표수에서 최상위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반도체 올림픽으로 불리는 국제 반도체 집적회로 학회(ISSCC) 논문발표 성과도 17년간 세계 대학 중 1위를 달린다.
KAIST는 이번에 설립한 대학원의 고급인재 양성 커리큘럼을 내실있고 폭넓게 구성했다고 밝혔다.
두 대학원을 합쳐 반도체 관련 모든 영역을 아우르게 된다. 반도체공학대학원의 경우 반도체 전자소자와 소재, 패키징 공정 등 넓은 영역을 커리큘럼에 담았다. 인공지능반도체대학원 역시 AI 반도체 하드웨어(HW), 스프트웨어(SW)는 물론이고 미래 초고속 AI 시스템 실현까지 염두에 둬 커리큘럼을 짰다.
두 대학원 모두 산업계와의 연계에도 힘쓴다는 점도 이목을 끈다. 각기 반도체 관련 10여개 기업과 협력 컨소시업을 구성했다. 각 대학원은 컨소시엄 규모를 앞으로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산학프로젝트와 기업인 강의 등 협력이 이뤄진다. 특히 반도체공학대학원은 삼성전자 임직원이 참여하는 ‘메모리 및 SOC 기술’, SK하이닉스 임직원이 협력해 진행되는 ‘고급반도체 메모리 기술’ 강의도 마련했다.
최성율 반도체공학대학원장은 “학생들이 반도체 산업 리더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현장에서 필요한게 뭔지 학생들에게 전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커리큘럼을 짰다”고 밝혔다.
유회준 인공지능반도체대학원장은 “컨소시엄 참여 기업을 대폭 확대해 나갈 계획으로, AI 반도체 관련 유니콘 기업이 나오는 것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대학원 설립과 관련해 강준혁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장은 “KAIST는 그동안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기준에서도 반도체 영역에서 어마어마한 업적을 거둬 온 곳”이라며 “이번에 SW부터 신소재까지 반도체 분야 어느 부분도 빠지지 않게 뛰어난 반도체 인력을 양성하는 틀을 마련한만큼, 그 성과도 크게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