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 3000만 관광객 유치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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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초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1년 97만명에서 2027년 3000만명으로 뛰는 것은 약 30배 이상의 성장이다. 최근 높아진 K컬처에 대한 인기를 고려하면 비현실적인 목표라고 보이진 않는다. 오히려 인바운드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숙박 시설 부족 문제는 3000만 관광객 달성을 위해 먼저 풀어야한다. 행정안전부 등록 기준으로 3만 개 가량에 불과한 우리나라 숙박 시설 수는 3000만 관광객을 수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호텔을 새로 짓는 것은 리스크다. 예측 불가한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이 도래할 경우에는 되레 신설 호텔이 애물단지가 된다. 10년 전 우리는 비슷한 경험한 바 있다. 2012년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며 법 개정과 신설을 통해 호텔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2017년 사드 이슈로 한한령이 확산되자 해당 호텔은 무용지물이 됐다. 이미 지어진 호텔의 경우 용도를 변경해도 기존 혜택을 줬던 용적률은 회수하기 어려웠다. 소유자가 분산돼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신설만이 답이 아니다. 현존하는 유휴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에어비앤비, 위홈 등 공유숙박 활성화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정부가 최근 내국인 대상 공유숙박업 규제 완화를 고려 중이라는 점은 희망적이다.

아쉬운 부분은 숙박업의 정의가 지엽적이라는 점이다. 공유숙박으로서 만족도가 높은 오피스텔은 생활형 숙박시설로 지정되기 어렵다.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건물의 일부를 대상으로 하는 숙박업은 객실이 독립된 층으로 이뤄지거나 객실 수가 30개 이상 또는 영업장의 면적이 해당 건물 연면적의 1/3 이상이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개인이 소유한 오피스텔 한 호를 공유숙박시설로 등록하기 힘들다. 숙박업 등록을 위해 같은 건물 내 구분 소유자 30명 이상의 동의를 받는 것도 문제다.

공유숙박 활성화로 양질의 숙박 시설 증가와 개인 소득의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영국 경제 분석기관인 옥스포드 이코노믹스가 2020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에어비앤비가 2015년에서 2019년까지 한국의 일자리를 총 5만4800개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GDP 기여도는 19억1000만달러(약 2조5000억원)에 달했다.

세련된 K컬처의 동력을 받아낼 혁신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에어비앤비가 진출한 220개국 중 내국인의 이용을 금지한 나라는 한국뿐일만큼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공유숙박 정책은 세계 기준에 뒤쳐져있다. K컬처는 모든 문화권에서 공감받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다. K트래블 또한 다수 글로벌 관광객에게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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