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서울청사에서는 금융위원장과 주요 금융사 대표이사(CEO) 등이 참석해 5월 말부터 시행되는 대환대출 인프라 본격 도입을 예고하는 사전점검 간담회가 진행됐다. 대환대출 사업은 은행·저축은행·카드·캐피탈업권 등 53개 금융사와 15개 플랫폼사가 참여하는 사업이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소비자 대출 원리금 상환부담이 큰 상황임을 감안할 때 거래 수요와 시장 관심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축은행도 가계신용 상위 18개사가 사업에 참여, 금융소비자 금융 부담 완화라는 사회적 요구와 방향성에 공감해 적극 협조하고 있다.
대환대출 인프라 사업은 금융사 경쟁을 촉진시켜 금융소비자에게 더 나은 거래조건을 제시하고 원리금 부담을 완화한다는 측면에서 더없이 좋은 시스템이자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현재 대환대출을 위해 금융사간 유선, 팩스 등을 통해 진행되는 상환정보 조회, 원리금 확인 등 기존 업무처리 방식은 디지털금융 인프라가 보편화된 최근 금융환경에서 바라볼 때 구시대적 업무처리방식이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누구도 이견을 제기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이러한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아직 가보지 않은 이 길에 대해 걱정과 우려 섞인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금융소비자입장에서 대환대출을 위한 금융사간 경쟁으로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고 시장경쟁을 통한 금리인하 등 긍정적 측면이 있는 반면, 중저신용 서민을 주 고객으로 영위하는 저축은행으로서는 비용을 투입해 유치한 고객 중 우량고객 이탈 가능성이 있다. 손익 및 건전성 관리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 유치를 위해 금융사간 과도한 경쟁이 있을 경우 플랫폼 중개수수료의 과다한 지출 등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다행히 금융당국은 대환대출 인프라로 인해 발생 가능한 우려 사항을 미연에 예방하고자 금융권·플랫폼업권과 논의를 통해 다양한 안전장치를 설계했다. 금융사·플랫폼사가 체결한 공동협약서에 리스크관리 방안을 마련해 금융사별 연간 취급한도를 설정하고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대출은 6개월 이상 지난 이후에 대환 가능하도록 제한해 금융사간 급격한 자금이동을 일정 수준 제어했다.
또, 플랫폼사에 대환대출 중개수수료 공시를 의무화해 업종간 수수료율 차이를 간접적으로 억제하고 원칙없는 비용 상승을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외에도 소비자가 대환인프라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부수거래 우대금리 정보 안내를 강화하고, 대출비교부터 대환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쉽게 인지 가능하도록 노력하는 등 촘촘하게 대비 중인 모습도 바람직해 보인다.
5월 초 저축은행업계에서도 주요 대출플랫폼사인 네이버파이낸셜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대환대출 인프라 사업을 앞두고 시장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제시한 바 있다. 그동안 우리 업계와 플랫폼업계는 중개수수료 부담으로 상당 기간 진통을 겪어 왔는데, 협약체결을 통해 대환대출수수료를 인하하고, 인하된 수수료를 금융소비자의 대출금리 혜택으로 직접 반영할 수 있도록 합의한 것이다.
업무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상호 협력과 상생의 관점에서 손을 맞잡는 계기를 가졌다는 점에서 대환사업 출시를 앞둔 시점에서 시장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일조했으며, 무엇보다 중개수수료 인하의 실질적인 수혜자가 금융회사나 플랫폼사가 아닌 금융소비자로 환원되었다는 점은 좋은 선례로 생각한다.
금융사와 플랫폼사들이 중지를 모으고 있고, 정부의 든든한 뒷받침 역할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노력을 기울이는 만큼 대환대출 인프라 사업이 금융시장의 성공적 비즈니스 모델로 안착하기를 기대한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 hkohk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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