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해양바이오 시장 2027년 11조원 전망
‘해양 자원의 보고’ 완도, 해양바이오 중심지 ‘우뚝’
차세대 먹거리이자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바이오산업. 이 가운데에서도 해양바이오산업은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 미래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7조원 수준의 전 세계 해양바이오 시장은 오는 2027년에는 11조원으로 1.6배 성장이 예상되면서 주요 국가들도 연구개발(R&D) 및 관련 인프라 확대를 통해 발 빠르게 시장 선점에 나선 상태다.
해양바이오산업은 해양생물 자원에서 추출한 원료를 활용해 바이오 소재를 개발, 제품·서비스를 생산하는 산업을 뜻한다. 해양생물이 전체 지구생물의 약 80%를 차지하는 만큼 대표적인 ‘블루오션(Blue Ocean)’으로 꼽히며 식품·의학·화학·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로 구분해 활용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해양바이오산업이 질병, 자원, 환경 등 전세계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혁신성장 및 일자리 등을 창출할 수 있는 미래산업으로 보고 있다.
우리 정부도 최근 해양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적 전략계획을 수립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전라남도 완도군이 해양바이오산업의 대표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완도군은 천혜의 해양 자원을 활용해 해양바이오산업의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7월 ‘해양바이오산업 신성장 전략’을 수립하고 2027년까지 관련 시장 규모를 현재의 2배 수준인 1조2000억원까지, 관련 일자리는 3배 수준인 1만3000여명까지 확대하는 등의 세부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해양바이오산업 신성장 전략은 △해양바이오 핵심기술 개발 △선순환 산업생태계 조성 △기업의 자율적 성장 지원체계 구축 등 3대 중점과제로 구성됐다.
국내 제1의 해조류 생산지인 완도군 역시 해양바이오산업을 ‘미래 100년 먹거리 산업’으로 정하고 ‘해양바이오 소재 생산·연구단지 조성’, ‘해양바이오 기업 유치’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021년 기준 전국 다시마와 매생이 생산의 70%를 완도군을 중심으로 해조류 특화 거점 구축 계획을 수립했다.
완도군 관계자는 “지역 특화소재에 기초한 해양바이오 산업화 소재 개발사업 등 지역단위 R&D 사업을 발굴해 수행하고 있다”며 “전 세계 R&D 연구자 및 기업에서 활용 가능한 해조류 기반의 표준물질 개발 등 고부가 소재 개발로 완도 중심의 해양바이오산업 세계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완도군은 ‘서남해안권 해양바이오 클러스터 구축’ 계획의 일환으로 약 9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해양바이오 소재 생산단지와 해양바이오 소재 연구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 건립한 ‘해양바이오 공동협력연구소(102억원)’를 비롯해 △해양헬스케어 유효성 실증센터(160억원) △해조류 활성소재 인증 생산시설(250억원) △코스메틱 소재 생산지원 시설(90억원) △해조류 바이오 스마트팩토리(200억원) △일자리 연계형 지역전략 산업지원 주택(108억원) 등을 오는 2026년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해양바이오 공동협력연구소는 해양바이오와 관련된 국내 대학·기업 및 연구기관들의 공동협력 연구를 위한 공간으로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화장품 등 고부가 제품 개발을 지원한다. 기업사무실(기업부설연구소 10개실, 스타트업 30개실), 공동실험실, 동물세포 실험실, 미생물 실험실 등도 갖춘다.
2024년 건립 예정인 해양헬스케어 유효성 실증센터는 연구평가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기업의 사업화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인증절차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유효성 및 표준화 시스템을 구축한다. 국내 최초 해조류 기반 표준화 데이터베이스와 유효성 실증지원을 통해 해조류의 고부가 가치화 및 지역 내 바이오기업 육성 기반 마련을 도모할 방침이다.
같은 해 완공하는 해조류 활성소재 인증 생산시설은 완도에서 생산한 다양한 해조류에서 기능성 물질을 추출, 건강기능식품 및 기능성 화장품 생산을 위한 해양바이오 원료 소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해조류 탈염과 중금속 제거 등 전처리 시설을 비롯해 생산·품질관리 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올해 건립하는 코스메틱 소재 생산지원 시설은 해조류 등 해양 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화장품 소재 개발 및 생산을 지원한다. 화장품 전문인력 교육을 통해 도내 기업의 해외 진출도 돕는다.
완도군은 “전남도내 유일한 화장품 생산지원 시설로 지역 내 화장품 기업의 창업과 성장에도 기여할 전망”이라며 “해외 진출을 위한 맞춤형 기술 지원으로 글로벌 강소기업을 육성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흥일식품, 그린오션, 이노플럭스 등 도내 기업은 해양 자원을 소재로 한 화장품을 개발해 최근 캄보디아, 스페인, 미국, 러시아, 두바이 등 5개국을 대상으로 25만4000달러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군측은 코스메틱 소재 생산지원 시설을 통해 향후 이같은 성과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밖에 해조류 바이오 스마트팩토리는 계절 변화에 따른 수온 변동 등 계절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고기능성 해조류를 연중 생산하는 시설로 2026년 준공을 앞두고 있다. 해양바이오 연구자 및 종사자의 정주 환경 확보를 위한 일자리 연계형 지역전략 산업지원 주택도 68가구(사회초년생형 40가구, 신혼부부형 20가구, 가족형 8가구) 규모로 2025년 준공한다.
군은 이같은 인프라를 통해 해양바이오 소재 대량 생산, 원료 공급, 제품 개발 등을 위한 통합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해양바이오산업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완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울러 해양바이오 소재 생산·연구단지의 활발한 운영을 위해 관련 기업 및 연구기관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2월 ‘2023 군정 주요 핵심 과제 추진 전략 회의’를 열고 해양바이오 관련 기업, 스타트업, 연구기관 유치 방안을 중점 논의했으며, 지난해에는 직접 ‘투자 유치 설명회’를 개최해 해양바이오산업의 발전 방향과 수익 모델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신우철 완도군수는 “해양바이오는 최근 대두되고 있는 친환경, 지속 가능한 산업과 맞물려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다”며 “해양바이오산업으로 많은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해 우리 군 미래 100년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