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 국내 금융권 최초 AI거버넌스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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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NH농협은행이 국내 금융권 최초로 인공지능(AI) 거버넌스를 수립했다. 조직·정책·프로세스와 관련한 매뉴얼을 마련해 금융 분야 AI활용 투명성을 강화하고 고객 편의성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최근 법무법인 태평양, 삼성SDS, PwC 컨설팅과 진행한 AI거버넌스 수립 컨설팅을 완료, 내부 보고를 마쳤다.

농협은행은 AI거버넌스를 통해 AI윤리원칙을 수립, 이를 기반으로 운영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앞서 권고한 AI 가이드라인과 개발·활용 안내서에서 명시한 체크리스트에 기반해 구체적 매뉴얼을 만들어냈다. 정부에서 내놓은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거버넌스를 금융권에서 최초로 수립한 것이다.

농협은행은 AI거버넌스에 공정성, 설명 가능성 등을 녹여내 AI서비스 위험 수준을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신용평가여신심사, 사기거래탐지, 챗봇, 맞춤형 상품추천, 로보어드바이저 등 5가지 서비스를 포함해 대고객 AI서비스 체계를 세웠다. 예를 들어 신용평가여신심사의 경우 어떤 방식으로 공정성을 측정할 것인지 지표를 체계적으로 세분화했다.

해당 서비스 위험수준이 높으면 엄격한 승인 절차를 지키도록 하고, 위험도가 낮으면 완화된 방안을 적용하는 등 내부 통제 체제를 만들었다. 농협은행은 앞으로 이 같은 절차를 전사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거버넌스 운용을 담당할 조직도 구축한다. 내부통제 부서나 AI 활용을 맡고 있는 DT전략부가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을 포함한 다수 기업이 AI윤리원칙을 발표했지만 이를 이행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반면 농협은행은 직접 매뉴얼을 수립해 실천 가능성을 높였다는 데 의미가 깊다”면서 “금융권 AI생태계를 본격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에서는 금융권의 AI 거버넌스 구축이 금융 AI서비스 태동에 규제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마경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유럽이나 국내에서 준비 중인 AI법안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금융을 AI 적용 고위험 분야로 분류하고 있다”면서 “합리적 수준으로 준칙이 적용되면 오히려 투명성을 강화하고 고객 편의성을 제고하면서 올바른 AI 활용 문화를 정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예린 기자 yesl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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