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에서 사이비 종교 신도들의 시신이 무더기로 발굴된 이른바 ‘샤카홀라 대학살’의 수색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부 시신에서 강제로 장기가 적출된 흔적이 발견됐다.
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미국 CBS 등 외신은 케냐 경찰을 인용해 지난달 케냐의 해안 도시 말린디에서 벌어진 사이비 종교 단체 ‘기쁜소식국제교회’ 사망자가 현재까지 총 133명으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지난달부터 기쁜소식국제교회가 소유한 800에이커(약 323만7000㎡) 면적의 샤카홀라숲을 봉쇄하고 발굴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9개 무덤에서 시신 21구가 추가 발견됐으며, 추가로 5명이 구조돼 생존자는 총 68명으로 집계됐다.
신도들은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굶어 죽으라”는 이 교회의 자칭 목사 폴 은텡게 맥켄지의 명령에 따라 숲속에서 짧게는 수일, 길게는 수개월감 금식 기도를 하다 아사까지 이르렀다. 다만 부검 결과, 굶주림이 주요 사망 원인으로 보이지만, 어린이를 포함한 일부 시신에서는 목이 졸리거나 구타당하거나 질식사한 흔적이 발견됐다.
특히 이날 발견된 일부 시신에서 장기가 적출된 흔적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수도 나이로비 법원에 제출된 문서에 따르면, 이날 발견된 시신 중 일부는 장기가 제거됐으며, 경찰은 이를 용의자들이 신체 부위를 강제 적출한 흔적으로 봤다.
마틴 무네네 수석 조사관은 “보고서에 따르면 발굴된 희생자 시신 중 일부에서 장기가 사라졌다”며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인체 장기 매매가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증거로 조사관은 같은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유명 텔레비전 전도사 에제키엘 오데로의 증언을 내세웠다. 오데로는 맥켄지 추종자들로부터 “막대한 현금을 송금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로비 법원은 당국에 20개 이상의 오데로 소유 은행 계좌를 한달 간 동결하라고 명령했다.
현지에서는 극단주의 전력을 가진 택시 운전사 출신의 맥켄지가 과거 범법 전력에도 그간 어떻게 법망을 피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