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영랑호리조트를 신세계백화점에 넘긴다. 수익성이 낮은 리조트 계열사를 정리해 유동성 확보에 힘을 보탠다. 영랑호리조트를 품은 신세계백화점은 호텔·리조트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영랑호리조트와 신세계센트럴시티는 지난달 28일 리조트 사업 부문 일체에 대한 영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신세계센트럴시티는 748억원을 지불하고 6월 30일부로 영랑호리조트 자산과 부채를 넘겨받는다. 리조트 사업부를 매각한 신세계영랑호리조트는 법인 청산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영랑호리조트는 지난 2012년 이마트가 동양그룹으로부터 약 400억원에 인수했다. 이마트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타워동과 빌라동, 골프장 영랑호 CC 등으로 구성돼있다. 인수 직후 만년 적자를 이어오다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액 95억원, 영업이익 5억원을 기록했으며 누적 결손금은 136억원이다.
이번 계약은 이마트의 자산 유동화 일환으로 분석된다. 최근 5년간 이마트가 사업 다각화를 위해 투자한 금액은 5조원에 육박한다. 지난 2021년 SCK컴퍼니(스타벅스코리아) 지분 추가 인수, 지마켓·W컨셉 인수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나파밸리에 위치한 와이너리 '쉐이퍼'를 3447억원에 인수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이마트는 본사와 오프라인 점포, 부지 등을 매각해왔다. 지난 2019년 이마트 13개 점포, 2020년 마곡동 부지, 2021년 이마트 가양점을 매각해 총 2조4500억원을 확보했다. 성수동 본사 토지와 건물도 지난 2021년 1조2200억원에 크래프톤·미래에셋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최근에는 SSG닷컴 'SSG페이'와 G마켓 '스마일페이' 등 간편결제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대규모 투자로 인한 재무건전성 부담을 떨치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이마트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46.24%로 3년새 40%포인트(P) 가까이 뛰었다. 백화점이 센트럴시티를 통해 영랑호리조트를 넘겨받으면서 이마트 유동성을 지원 사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이번 계약 체결로 신세계그룹 내 호텔·리조트 사업 구도도 재편된다. 백화점 계열사 센트럴시티는 JW메리어트호텔 서울, 자체 브랜드 호텔오노마에 이어 리조트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게 됐다. 이마트 계열사 조선호텔앤리조트와 같이 호텔·리조트 사업을 함께 운영하는 구조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백화점과 터미널 중심의 임대사업에서 다양한 사업의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기회라고 판단돼 인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