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부TF, 신고·상담·교육 진행
유튜브 관리·팩트체크 기능 중복
방통위 허위조작 제재 업무 위축
문화체육관광부가 가짜뉴스 퇴치를 전면에 내세우고 나섰다. 허위정보에 대해 문체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간 업무 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윤석열 정부가 가짜뉴스 대응을 방통위가 아닌 문체부에 맡긴 것을 두고 '방통위 패싱 논란'까지 나오는 양상이다.
문체부가 가짜뉴스를 퇴치하기 위해 기존 '가짜뉴스 퇴치 태스크포스(TF)' 기능을 강화하고 범정부적으로 대응하겠다고 1일 밝혔다.
문체부는 △언론진흥재단에 '가짜뉴스 신고·상담센터' 설치·운영 △악성 정보전염병 퇴치를 위한 범정부적 대응시스템 구축 △정보유통 플랫폼과 협력해 정보유통 시장 건강성 회복 △서울대저널리즘스쿨·싱크탱크 준비위원회와 협의해 '인공지능(AI) 가짜뉴스 감지시스템' 개발 △뉴스 수용능력 강화를 위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문체부가 가짜뉴스 관련 업무를 가져오는 데 있어 박보균 문체부 장관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박 장관은 “가짜·거짓 뉴스 전파력은 의학적인 전염병보다 속도가 빠르며, 변종과 재가공 형태도 교묘하고 집요하다”며 “가짜뉴스 악성 전염병의 지속적이고 종합적인 퇴치를 위해 부처 내 관련 TF팀 기능과 역할을 전면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문체부 가짜뉴스 신고·상담센터에서는 유튜브 채널도 신고를 받는다. 가짜뉴스 신고·상담센터는 가짜뉴스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피해 내용을 신고하면 구제 절차 상담을 제공한다. 관련 사례에 대한 정밀하고 입체적인 팩트 체크를 통해 가짜뉴스를 유형화하고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해 공개한다.
다만 유튜브 어디까지를 언론 역할을 하는 시사·보도 채널로 볼 것인가 등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유튜브는 신문법(문체부)이 아닌 정보통신망법(방통위) 소관이다. 저널리즘 관점에서 보면 문체부, 허위조작정보 관점에서 보면 방통위가 맡아야 하는 셈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가짜뉴스 신고·상담센터는 일종의 소비자 피해 상담소로 생각하면 된다”며 “가짜뉴스 피해자는 유튜브와 언론 구별이 어려운 상황으로 이들이 신고를 해오면 효과적인 상담을 통해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만 한다”고 말했다.
지금껏 허위정보 규제는 방통위가 전담해왔다는 점에서 업무 조정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방통위의 허위정보 관련 업무 상당 부분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방통위가 가짜뉴스를 근절하겠다며 2020년 선보인 플랫폼 '팩트체크넷'도 올초 운영을 중단했다. 팩트체크넷은 방통위 예산 지원을 받아 시민과 전문가가 정보를 검증하는 플랫폼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허위정보 업무 관련해 문체부와 방통위 간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가짜뉴스 관련해 서로의 영역이 나눠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팩트체크넷 운영 중단 이후, 방통위 향후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권혜미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