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김병석)은 교통사고 다발 구간인 위험 도로를 효과적으로 선정하고, 최적 개선안을 찾을 수 있는 평가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국도 및 지방도 위험도로 선형개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형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 큰 도로 내 특정 구간을 선정해,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하는 사업이다.
이때 도로 커브와 경사 같은 기하구조, 교통사고 건수 및 교통량, 지역 특성, 투자 사업비 등 다양한 요소들을 평가하는데, 기하구조에 대한 점수 비중이 가장 크다.
기존 위험도로 개선 절차는 사고분석, 위험도로 선정, 개선방안 수립 과정 순서로 진행되는데, 단계별로 개선안을 도출해야 한다. 또 개선안 도출 방식은 2D로 진행돼, 도출 개선안에 대한 설계기준 적합성 검증도 필요하다.
즉 1개 위험도로 타당성 평가를 위해서 교통 분석 및 평가, 선형 대안 노선 계획 도출 및 노선 설계 수행 등 약 0.4억 원 비용과 최소 1.5개월 시간이 소요된다.
문현석 건설연 BIM클러스터 박사팀은 타당성 평가 과정에서 비용을 25% 절감할 수 있고, 기간을 50% 단축할 수 있는 BIM 기반 위험도로 평가모델을 개발했다.
BIM은 건설 생애주기 동안 모든 정보를 생성, 활용, 관리, 협업하기 위해 입체설계를 활용한 디지털 정보관리 기법이다. 개발 평가모델은 기존 여러 단계로 진행되던 위험도로 선정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했으며, 나아가 도로 기하구조 상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개선방안을 도출할 수 있다.
연구진은 먼저 위험도로 선정을 위해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통계 빅데이터(TAAS)를 분석해 기하 요인과 교통사고 발생 간 상관관계를 확인했다. 2012~2020년 국도 및 지방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사망사고 기준) 3만7128건 가운데, 회전구간과 오르막차로와 같은 위험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사례 1138건(3%)을 추출했다.
이 중에서 교통사고가 2회 이상 발생한 도로 구간 77건을 선별했다. 선정된 77건은 모두 위험도로이며, 구체적으로 4건의 사례에 대해 지형도 및 로드뷰 분석을 통해 심층 분석을 진행했다.
위험도로가 선정되면, 기하구조를 분석해 굴곡부를 직선화하거나 얼마나 직선화할지 등을 결정하는 개선안을 도출해야 한다.
개발 평가모델은 간단한 조건과 변수 입력만으로도 쉽고 빠르게 복수의 개선안을 3D 모델로 시각화해 생성할 수 있다. 또 도출된 여러 개선안에 대해 교통사고 위험도 수치를 비교하고, 설계기준 만족 여부를 즉시 평가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정책 결정자들은 교통사고 발생 위험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개선안을 쉽게 선별할 수 있다.
개발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평가모델을 통해 위험도로 선정에서부터 최적 개선안 도출까지의 의사결정 과정을 한 번에 통합하고, 3D 기반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하여 효율을 극대화한 것이다.
김병석 원장은 “본 기술은 도로 선형개량사업뿐만 아니라 안전을 고려한 신규 도로의 신속한 디지털 설계과정에도 적용될 수 있으며, 빅데이터, AI 등을 융합하여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 시대의 핵심 기술로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국토교통부(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건설교통기술촉진연구사업으로 수행한 '지능화 기술기반의 위험도로 선형개량 모델 생성 및 기하 검증 핵심기술 개발(2021~2022, 공동연구기관: 서영엔지니어링)' 지원을 받아 개발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