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국빈방미] 韓美, 첨단기술·사이버안보 혈맹 대폭 업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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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을 5개 핵심 분야에서 강화했다. 북핵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확장억제 전략을 담은 '워싱턴 선언'과 함께 △경제안보 △첨단기술 △인적교류 △지역·글로벌 협력 등에서 광범위한 논의가 오갔다. 지난 70년간의 한미동맹이 군사·안보 위주였다면 윤 대통령의 이번 미국 국빈방문을 통해 미래 70년 동맹의 중심 축도 기술동맹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차세대 핵심·신흥기술대화' 신설과 함께 전략적 사이버안보 협력 문서를 채택하면서 첨단기술·사이버안보 협력 관계도 대폭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다.

◇첨단기술 혈맹

양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공급망과 첨단기술 동맹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우주, 양자(퀀텀), 사이버안보, 디지털기술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가시적이고 진전된 협력성과를 도출했다. 구체적인 실현 방안에도 합의했다.

우선 첨단기술 분야 협력을 총괄하는 고위급 대화채널로 한미 안전보장회의(NSC) 간 '차세대 핵심·신흥기술대화'를 신설했다. 미국의 국가안보보좌관과 한국의 국가안보실장이 이끈다. 양국은 이를 통해 디지털 기술표준과 규제를 함께 마련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 첨단 디지털, 바이오, 오픈 랜, 블록체인, 사이버보안 등 분야에서도 긴밀히 공조한다.

윤 대통령은 이 같은 첨단기술 분야의 정상 간 합의를 구체화하기 위해 우주의 경우,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 고다드 우주센터를 방문, 미국 국가우주위원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공동연설을 통해 굳건한 우주동맹 의지를 확인했다. 또 우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나사 간의 국제 달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우스에서 우리 역할을 구체화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한미 우주협력 공동성명서'도 체결해 협력 플랫폼을 만들었다.

양자 과학기술 역시 과기부와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 간에 '양자 과학기술협력 공동성명서'를 체결했다. 또 양자 과학기술의 발전과 글로벌 생태계 조성을 위해 이미 12개국이 참여 중인 '양자 과학기술 다자 협의체'에 동참해 기술교류, 연구, 인력양성 등을 함께 하기로 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양자와 우주 분야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두 미래의 게임체인저”라고 설명했다. 우주 분야는 전후방 산업효과가 크고, 안보차원에서도 중요한 핵심 기반이라는 것이다. 양자 분야 역시 기술과 표준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전세계 산업과 경제 구도를 뒤바꿀수 있는 파급력을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최 수석은 “두 분야 모두 아직 성숙하지 않은 기술 분야로 기회와 가능성이 무한하다. 한국과 미국 간의 첨단기술 동맹의 구현에 있어 가장 공조가 필요한 분야가 바로 우주와 양자 분야”라면서 “세상을 바꿀 두 분야의 발전 초기부터 양국이 함께하므로써 다가올 미래를 같이 설계하고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버안보 혈맹

양 정상은 '전략적 사이버안보 협력 프레임워크'(Strategic Cybersecurity Cooperation Framework)를 통해 사이버 공간에서의 상호 신뢰와 협력 체계를 강화했다. 이를 통해 한미 간 정보협력 증진도 기대했다. 한미동맹을 사이버 공간으로까지 확장했다.

한미 양국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악의적 행위를 차단·억지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대응 수단을 개발·실행한다. 사이버 공간에서 파괴적이고 불법적인 행위에 관여하는 국가에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했다.

사이버 훈련·핵심 기반시설 보호, 연구개발(R&D), 인재 양성·사이버 위협정보 실시간 공유·민관학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도 이뤄진다.

물리적·전통적 한미 상호방위조약(MDT) 범위를 사이버 공간까지 확장하는 방안도 논의키로 했다. 양 정상은 “한미 간 오랜 전략적 동맹의 깊이와 견고함을 사이버 공간에서 이어가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한다. 강력하고 회복력 있는 사이버 안보를 국가의 정책 및 전략적 우선순위로 설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양국 NSC(국가안보실·국가안전보장회의), 한미 사이버 협력 워킹그룹, 국가정보원과 미국 사이버안보·인프라보호청(CISA) 등이 활용된다.

대통령실은 “이번 문서 채택을 통해 전통적 육해공 국방의 안보 동맹을 사이버 안보 분야까지 확장하는 것을 최초로 선언하고, '핵우산'에 비견될 '사이버 우산'을 확보하는 상징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양 정상은 사이버 안보에서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에 견줄 수 있는 정보동맹 관계를 지속 심화해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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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미국)=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