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체감하는 경기 침체가 예사롭지 않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상위 600대 기업 대상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5월 전망치는 93.8, 4월 실적치는 92.2를 각각 기록했다. 전망치는 지난해 4월(99.1), 실적치는 지난해 2월(91.5)부터 연속 기준선(100)을 하회했다. 전망치 14개월, 실적치 15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돈 것은 모두 이번이 처음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94.1)과 비제조업(93.3) 모두 지난해 6월부터 12개월 연속 100 이하를 기록했다. 제조업 가운데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장비 BSI는 2020년 10월(71.4) 이후 3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조사 업종 가운데 경기 전망이 가장 부진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경제 환경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BSI가 이처럼 저조한 수준으로 지속되는 건 우리나라 경제에 적신호가 커진 것이나 다름없다. 기업이 위축되면 경기 침체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기업은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되면 투자와 고용을 줄인다. 이는 가계 소득 감소, 소비 둔화, 성장률 저하로 이어진다. 성장률이 낮아지면 기업은 더욱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현재 상황이 단기간 급반전될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악순환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판국에 어려운 때일수록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무리수다.
기업은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주체다. 현재 가장 시급한 건 기업이 의욕을 되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업이 우려하는 규제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미래에 대해 낙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정책적·법률적 대책이 하루빨리 가동돼야 한다. 그래야만 대기업부터 중소기업에까지 체감경기 회복이 확산할 수 있다. 기업의 의욕을 살리지 않고서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도, 미래 성장 잠재력 확충도 어불성설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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