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록밴드 베이시스트 출신 변호사가 강도에 의해 살해된 가운데, 범인이 시장 부부로 지목돼 충격을 주고 있다.
법원은 체포 영장을 발부했으나 이들 부부는 잠적한 상태다. 시의회는 해당 시장을 탄핵했다.
23일(현지시간) 엘유니버셜, 엘솔데사카테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사카테카스주 검찰은 라울 칼데론의 살인 용의자로 훌리오 세사르 차베스 파디야 전 과달루페 시장 부부를 지목하고 이들의 행방을 쫓고 있다.
칼데론은 멕시코에서 주로 활동하는 록밴드 ‘로스 로만티코스 데 자카테카스’(los romanticos de zacatecas)의 베이시스트이자 변호사다. 지난해 연말 그의 가족은 그가 여행 중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실종 신고했다. 신고 사흘 뒤 그는 자택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100일 넘게 해당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변호사 출신이자 현직 시장이던 차베스 파디야와 그 부인을 살인 공범으로 보고 이들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이들 부부에게는 강도 혐의도 적용됐다.
집권당인 국가재건운동(MORENA·모레나) 소속인 차베스 파디야는 최근 공공 행사에 불참했으며 휴가원 등을 내고 집무실에 나타나지 않던 상황으로 전해졌다.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검찰은 영장 집행을 위해 사카테카스 주의회에 불체포특권 박탈을 요청했다. 해당 요청서는 지난 18일 의회에 접수됐다.
이에 사카테카스 주의회는 사흘 만인 지난 21일 속전속결로 본회의를 열어 파디야를 시장에서 탄핵했다. 회의 과정에서 '무죄추정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라거나 '청문회 절차를 밟지 않은 중대 흠결이 있다'는 등 갑론을박이 있었으나, 탄핵 결정의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검찰은 파디야 부부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이들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들 외의 추가 공범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앞서 파디야는 범행에 연루됐다는 경찰측 발표가 나왔을 당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명문을 올리고 ‘무죄’를 명명백백히 밝히겠다고 강조했으나 이후 행방이 묘연해졌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